산업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부실기업 계열사의 위기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계열위험 조기포착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계열종합분석시스템 종료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조만간 본격적인 시스템 작동에 나선다.
이번 시스템 구축은 부채 비율이 높은 일부 그룹계열은 상호ㆍ순환 출자로 형성된 지배구조와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 등으로 대표기업이 부실화될 때 계열사도 동반 부실로 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계열사 간 내부거래 정보 분석 역시 시스템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이번 시스템 구축 배경이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전산시스템이 구축됨에 따라 계열사 간 지분현황과 매출ㆍ매입거래, 자금대차 등의 내부거래를 정밀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또 계열 소속 기업의 재무안전성은 물론, 매출액 급감이나 유동성 경색 등과 같은 충격이 발생했을 때 타 계열사의 매출이나 수익,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 등도 신속히 산출이 가능해졌다.
이밖에 기업가치를 재산정하거나 신용등급을 변경하는 등 신용평가 작업도 적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은 시스템으로부터 이같은 정보를 받아 대기업 계열의 여신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2013년 말 현재 30대 계열의 부채비율은 166% 수준이지만, 계열사 간 상호출자나 매출ㆍ매입 등 내부거래를 제외하면 182%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대 계열은 내부거래를 제외하더라도 부채비율 80%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이날 “‘계열종합분석시스템’은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 계열여신 비중이 높은 산은에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며 “시스템을 통해 산은의 건전성이 높아지고 우리 경제가 더욱 튼튼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