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소집에 불응하는 범죄는 통지시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므로, 예전에 같은 죄로 처벌받은 사람이 다시 소집에 불응했다면 다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모(35)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씨는 2011년 10월부터 11월까지 예비군 훈련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훈련에 불참한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던 남씨는 종교적 신념상 예비군에 참석할 수 없었다.
남씨는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자 "이미 이전에 예비군 훈련 불참을 이유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데도 다시 처벌하는 것은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이란 헌법상 보장되는 피고인의 권리로, 같은 범죄행위로 중복해서 처벌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울산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동윤 부장판사)는 "향토예비군설처법 위반죄는 훈련소집 통지에 응하지 않을 때마다 각각 죄가 성립한다"며 "남씨가 이전에 훈련소집 통지에 불응해 유죄 판결이 확정된 적이 있다고 해도, 다시 새로운 훈련소집 통지에 불응한 이상 이를 처벌하는 것이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