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수입 30년래 최저…OPEC, 유가 하락에 행동 나서나

이란, 사우디에 석유 감산 설득 나서

멈출 줄 모르는 유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눈은 27일(현지시간)에 열리는 세계 최대 원유 카르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동에 쏠렸다.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기준으로 올해 100달러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달 초 80달러 선이 붕괴했다. 미국의 셰일유 생산량 증가와 글로벌 경제 회복세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맞물린 영향이다. 여기에 원유시장 점유율 사수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 초 전격 원유수출 가격을 인하한 것도 유가에 부담이 됐다. 이 영향으로 유가는 지난 4일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75달러 선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런던시장의 브렌트유 사정도 마찬가지다. 브렌트유는 최근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셰일유 생산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열쇠는 OPEC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생산이 늘어나자 OPEC산 원유 수입량을 줄여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8월 미국의 전체 원유 수입에서 OPEC산 비중은 40%로 줄어들은 일일 29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985년 5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저치다. 1976년 미국의 OPEC산 원유 비중은 88%로 정점을 찍기도 했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오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원국 석유장관 회동의 귀추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OPEC의 감산 결정이 나올지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분분하다.

유가가 떨어질 때마다 OPEC의 감산을 추진했던 사우디가 최근 자국산 원유 수출분 가격을 인하한 데 이어 일부 회원국들도 잇달아 인하 조치를 내린 터라 원유 카르텔의 분열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OPEC이 글로벌 원유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쉽게 감산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유가 하락을 막고자 감산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한편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동을 앞두고 이란이 석유 감산 결정을 놓고 사우디를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원유시장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이어간다면 유가가 내년 중반에는 3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 정도에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새로운 석유시장 질서’가 정립될 것”이라면서 “가파른 움직임 이후에 조정양상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러한 조정폭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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