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에 유의할 것…경제정책 고용에 역점둬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기준금리 인하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시중은행장들을 초청해 연 금융협의회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곳이 있다”며 “대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시중은행장들의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내릴 때 가계부채 증가세를 눈여겨보겠다고 했다”며 “금융안정에 유의하겠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2.00%까지 내린 한은은 전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100% 열거나 닫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것저것을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경제정책의 역점을 고용에 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보조지표에 대해 “일 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취업을 못 했거나 불완전 취업한 사람 등을 포함하니 10%대 실업률이 나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고용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용은 결국 기업이 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고용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며칠 새 체감 고용지표가 발표되고 수능시험, 입사시험을 치르는 것을 보면서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권선주 중소기업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박진회 씨티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큰 의미를 두면서 앞으로 대(對)중 무역구조 개선,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 등에 힘써 FTA를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엔화 약세가 가팔라져 일본기업과 경쟁하는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엔저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상승해 전체적인 수출가격 경쟁력은 크게 불리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큰폭으로 증가한 것은 주택 거래량 확대 외에 고금리 대출 상환, 전세자금 수요 증가 등에도 기인한다고 봤다. 또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세 지속 여부는 주택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