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증권주·소비주 등 유망…홍콩·상하이 동시상장 기업, 밸류에이션 차이 이용할 수 있어
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17일(현지시간) 개시되면서 중국 투자에 새로운 문이 열렸다. 해외 투자자들은 홍콩을 통해 역외 위안화 자금을 중국 본토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증시 투자도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와 제프리스그룹, JP모건체이스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대형주와 증권주, 소비 관련 주 등이 후강퉁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조나선 가너 모건스탠리 신흥시장 전략 대표는 “AIA그룹과 차이나모바일, 청쿵홀딩스와 텐센트 등 홍콩에서 거래되지만 아직 중국에 상장되지 않은 대형주들은 본토 투자자들에게 특별한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쿵은 아시아 최대 갑부 리카싱이 이끄는 기업으로 최근 주가는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주가를 약 15% 밑돌고 있다.
니코자산운용은 “본토 투자자들은 중소형주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국과 홍콩증시에 동시 상장된 중국 대기업 중 일부는 상하이증시에서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홍콩보다 낮은 상태”라며 “투자자들이 잊고 있던 좋은 종목들이 많으며 이들 가치는 상당히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공상은행과 칭다오맥주 등은 상하이증시에서의 가치가 홍콩보다 약 9% 낮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애런 보에스키 마르코폴로퓨어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후강퉁은 그동안 간과됐던 많은 대형주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이유가 됐다”며 “우리는 최근 수개월간 이전보다 더 많은 대형주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션 더비 제프리스그룹 수석 글로벌증시 투자전략가는 “중국 투자 관문으로 홍콩에 막대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홍콩증권거래소와 씨틱증권, 갤럭시증권 등 증권주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중국 메이저 투자업체 징시인베스트먼트는 이스트머니인포메이션이과 하이싱크플러시인포메이션 등 금융정보 제공업체들을 추천했다. 정보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을 찾을 것이라는 것.
한편 블룸버그통신 집계에서 중국 애널리스트들이 후강퉁과 관련해 만장일치로 ‘매수’투자의견을 매긴 17개 상하이증시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비재 종목이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선두 가전업체 칭다오하이얼과 전통약품 전문 태슬리제약 등이 앞으로 12개월간 주가가 28% 이상 뛸 것으로 봤다.
켄 옹 이스트스프링 고객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수년간 소비재 종목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도 후강퉁을 통해 이들 종목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