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한솔제지 대표가 취임 2년 만에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과 한솔제지에 따르면 이상훈 대표는 지난 11일 한솔제지 주식 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8990원으로 총 매입규모는 약 9000만원이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이 대표의 지분율은 0.02%가 됐다.
이 대표의 지분 매입 소식은 한솔제지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11일 당일에는 3.67%, 12일에는 1.5% 상승하며 9460원까지 올라왔다.
사실 그동안 한솔제지는 주가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그룹 최초의 외부 영입 CEO로 주목을 받으며 등장했다. 화려한 등장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취임했을 당시 1만2000원대였던 한솔제지의 주가는 2년사이에 25% 가량 하락하면서 9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한솔제지의 주가 부진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었다는 평가다. 컴퓨터 보급과 정보기술(IT) 확산으로 업황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환율 변동성 확대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솔제지의 주가는 한 때 800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최근 한솔제지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솔제지의 주가수준이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주가 바닥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하자 한솔제지의 향후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시장은 이틀동안 주가를 끌어올리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책임경영을 실천에 옮긴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한솔제지의 발목을 잡던 실적이 개선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시점과도 절묘하게 맞물리고 있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은 한솔제지에 대해 “4분기는 한솔제지의 실적회복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제지업계 연간 최대 성수기에 진입했고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채산성 개선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관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올해부터 특수용지 매출이 지난해보다 37% 늘어난 329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영업이익이 46%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