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CNRㆍCSR 통합 추진
중국 양대 철도차량업체가 합병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중국 국무원은 차이나CNR과 CSR그룹의 통합을 지시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해외시장에서 더 많은 계약을 수주하기 위한 일환이며 아직 세부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국제금융유한공사(CICC)가 두 회사가 보유한 자회사들을 합병하는 방안 초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두 회사의 지난 1년간 매출은 총 336억 달러(약 35조2500억원), 순이익은 14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홍콩증시에서 거래되는 두 회사 시가총액은 총 260억 달러에 이르며 종업원은 지난해 말 기준 17만2647명이었다.
차이나CNR과 CSR 주식은 전날 홍콩과 상하이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양사는 앞으로 5거래일 안에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중단 이유를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도망을 보유한 중국은 경기둔화를 막고자 철도 분야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CSR과 차이나CNR은 확장하는 고속철도망 수요에 맞추기 위한 258량의 고속철도 차량 주문을 받았다. 금액은 72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또 아프리카와 동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해외 철도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해외 순방 시 철도장비 및 엔지니어, 건설 등 관련 업체 경영진을 대동해 몇 건의 굵직굵직한 계약을 따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중국 철도산업의 올 들어 지금까지 해외 수주규모는 1000억 위안(약 17조1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난주 CNR은 미국 보스턴 지하철 차량 5억6700만 달러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철도차량업체가 미국시장에서 이런 규모로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CNR은 입찰업체 5곳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했으며 낙찰가는 경쟁사인 봄바디어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CSR은 지난 6월 마케도니아에 6대의 고속철도 차량을 판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는 회사 첫 유럽 진출이다.
합병으로 중국 철도차량업체들이 일본과 더 나은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일본 히타치는 45억 파운드 계약을 따낸 후 영국에서 철도차량공장을 짓고 있으며 다른 일본 업체도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편 CSR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홍콩에서 24% 올랐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CSR과 차이나CNR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