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가 약세에 ‘셰일붐’ 붕괴 우려 확산

입력 2014-10-2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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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인근의 셰일유전. 블룸버그

유가 급락과 함께 미국의 ‘셰일붐’이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 불안에다 과잉공급 우려가 겹치면서 유가가 큰 폭 하락하고, 이는 셰일산업에 베팅했던 월가에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일유ㆍ가스업계의 불안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너지셀렉트섹터인덱스는 지난 8월 말 이후 14% 하락했고, 75개 셰일기업의 시가총액은 1586억 달러 증발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4% 가까이 오른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는 6월 이후 4개월 동안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25% 하락한 것이 주효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론 오만드 MLV앤드컴퍼니 투자은행 부문 책임자는 “지난 30일 동안 에너지업계에 대한 투자심리는 급속히 악화했다”면서 “셰일붐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투자자들은 (셰일업계의) 자금을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미국독립석유협회(IPAA)에 따르면 셰일기업들은 현금흐름의 절반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증자를 포함한 주식 발행 건수는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사실을 고려하면, 투자심리 악화는 세일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개월 동안 미국 셰일기업들이 발행한 190여 채권의 금리는 1.16%포인트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주요 에너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와 미국 국채의 스프레드는 170bp(1bp=0.01%P)로 벌어졌다. 한 달 전에는 148bp였다.

에너지업계 정크본드와 국채의 스프레드는 507bp로 커졌다. 이는 2012년 이후 최고치다.

중견 셰일기업인 샌드브릿지에너지가 발행한 2020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10.25%에 달한다. 매그넘헌터리소시즈가 3억4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리파이낸싱하기 위해 부담한 이자율은 런던 은행간 금리인 리보에 비해 750bp 높았다. 이는 기존 이자율에 비해 250bp 상승한 것이다.

마이클 웨버 텍사스대학 에너지연구소 책임자는 “기술주와 부동산 거품 이후 월가는 투자할 곳을 찾았고, 자금은 역내 석유와 가스업계로 유입됐다”면서 셰일산업에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기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원유·가스산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투자는 지난 2002년 이후 2배로 늘었다. 2012년 기준 사모펀드가 주도한 거래는 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미국 내 원유·가스산업의 인수ㆍ합병(M&A) 규모는 6768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투자은행들이 업계에서 받은 수수료만 52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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