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웃도는 등 선방했지만 경기둔화 우려는 여전할 듯…대규모 부양책은 자제할 듯
중국의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문가 전망을 웃돌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성장 속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경기둔화 우려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1일(현지시간) 지난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인 7.2%를 웃도는 것이다. 전분기 성장률은 7.5%였다. 지난 분기 GDP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전했던 2009년 1분기의 6.6% 이후 가장 낮았다.
한편 이날 발표됐던 중국의 다른 경제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8.0%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 7.5%를 웃돌았다. 증가율은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8월의 6.9%에서 올랐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1.6%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 11.7%에 다소 못 미쳤으며 전월의 11.9%보다 못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 들어 9월까지의 고정자산 투자(농촌 제외)는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어나 증가폭이 시장 전망인 16.3%와 1~8월 누적 증가율인 16.5%에 모두 못 미쳤다.
국가통계국은 “물가와 고용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며 “과잉공급과 부동산시장 약세가 3분기 경기둔화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9월 중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8.5%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 냉각은 여전히 중국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지난 1~9월 부동산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다. 이는 지난 1~8월의 13.2%에서 둔화한 것이다. 물가 요인을 제외한 실질 성장률은 11.7%에 그쳤다. 같은 기간 주택거래액은 전년보다 10.8% 줄었다.
이날 성장률이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 7.5%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면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씨티은행의 딩솽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여전히 경기하강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며 “4분기 성장률은 3분기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제 경착륙 리스크가 고조되지 않는 한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나 대폭적인 유동성 공급 등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자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IG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재고조됐다”며 “그러나 과잉공급에 시달리는 일부 산업을 제외한 경제 전반과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실해 중국 지도자들이 공포를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올해의 7.5%에서 7.0%로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