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아부다비 투자자, 17억 유로에 인수 제안…아디다스 주가 장중 8%까지 뛰어
독일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아디다스의 주가가 20일(현지시간) 5.1% 급등했다. 장중에는 8.1%까지 뛰었다. 그룹 내 ‘골칫거리’였던 리복 사업부 매각 기대감이 고조된 영향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홍콩과 아부다비 투자자들로 구성된 사모투자펀드(PEF)가 아디다스의 리복 사업부문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홍콩의 사모펀드 진엘캐피털이 아부다비국부펀드와 컨소시엄을 조성해 아디다스에 리복 인수를 제안했다. 인수 제안가는 17억 유로(약 2조3000억원)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답변을 거부했으나 시장에서는 헤르베르트 하이너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가 리복 인수 제안과 관련해 조속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너 CEO가 리복의 부활을 이끌어낼 것인지, 아니면 현금화할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보고 있다.
회사 주가는 실적에 3차례 경고등이 켜지면서 올 들어 40% 가까이 빠졌다. 특히 지난 2006년 신발과 스포츠 의류 부분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약 30억 유로에 사들인 리복의 부진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와 함께 그룹 전체 성장세 발목을 잡았다.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하이너 CEO는 거센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달에는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최근에 아디다스는 리복의 부활을 이끌고자 피트니스 브랜드로 재포지셔닝에 나섰다. 이에 리복은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7억12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리는 등 다소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