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심리·조용한 당국 영향
원·달러 환율이 1020원 초반에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3원 오른 1022.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24분 1.2원 상승한 1023.8원에 거래되며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050원을 내어준 환율은 한 달 만인 지난 7일 추가 저지선으로 설정된 달러당 1030원선도 하향 돌파했다. 이후 전날까지 이틀 연속 1020원 초반에서 마감하며 5년 9개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환율은 1020원 초중반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이며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외적으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내달 부양책 시사 발언에 미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강세를 띤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4주 만에 감소한 것은 앞서 발표된 고용지표와 같은 맥락으로 읽히며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1만9000건으로 집계돼 전주보다 2만6000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4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동시에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32만5000건)보다도 적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050원 하향 돌파에 반등을 기대하던 시장은 1030원이 쉽게 뚫리자 반등 기대감을 점차 낮추고 있으며 당국도 눈에 띄는 구두 및 실개입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달러 대기 매물들의 출회가 나타나며 1020원대 초중반 중심의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선물의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20~1026원으로 전날보다 레벨을 2원정도 낮췄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강세와 소화되지 못한 업체 물량 부담 등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우세하나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데다 하단에서 강하게 유입되는 수입업체 결제수요, 당국 경계감,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등이 하단 지지력을 나타낼 것”이라며 “오늘 환율은 1020~1027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