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2세 경영체제 ‘본격화’

장영신 회장 막내 아들 채승석 애경개발 부사장 사장 승진

‘장남은 그룹총괄, 차남은 유통·백화점, 막내는 부동산·골프장, 사위는 생활용품’

장영신 회장이 이끌고 있는 애경그룹이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14일 채승석 애경개발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2세 경영체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신임 채 사장은 장영신 회장의 막내아들로 그동안 장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지 않았었다. 채 부사장은 올해로 35세다.

재계에선 이번 인사를 계기로 장영신 회장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사위를 포함한 자녀들의 4각 구도로 역할이 분배돼 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장 회장은 요즘 일주일에 사흘 정도 구로동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으며, 결재나 보고도 받지 않는 등 현재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장 회장의 빈자리는 자녀와 사위가 메웠다. 장 회장은 슬하에 3남 1녀를 뒀다. 큰아들인 채형석씨가 애경그룹 부회장을 맡아 그룹을 총괄하고 있어 실질적인 오너이자 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채 부회장은 지난 86년 애경유지 사장으로 취임 뒤 그룹의 백화점·유통업 진출을 주도하며 후계자로서 자질을 검증받았다.

지난 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열며 유통업계에 뛰어든 후 그룹 부회장으로 오른 2001년에는 AK면세점과 2년 뒤인 2003년에는 수원애경역사를 세웠다. 2009년에 완공 될 평택역사를 합치면 애경은 3개의 백화점을 갖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제주도와 함께 설립한 제주항공을 통해 2006년 6월부터 민간항공 사업도 추진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의 애경 지분은 75%다.

물론 채 부회장이 벌인 사업이 ‘승승장구’로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03년 초 불거진 센트럴시티 사건으로 상당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채 부회장은 당시 센트럴시티 인수과정에서 투자 대가로 전 지방공제회 손모 이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채 부회장은 한동안 그룹을 경영하는데 타격을 받았고, 후계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둘째이자 큰딸인 채은정씨는 애경 마케팅지원부문 상무에 불과하지만 남편인 안용찬씨가 애경 사장을 맡고 있어 채 부회장과 함께 사실상 그룹의 모태이자 중추 사업부문인 세제·화학·생활용품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차남인 채동석씨는 그룹의 간판 격인 애경백화점을 2003년에 물려받아 유통부문을 맡고 있다. 채 사장은 지난 2002년 애경의 면세점 사업부문인 'AK면세점' 대표이사직을, 지난 2003년에는 애경그룹과 철도청이 공동출자한 수원역사 대표이사직을 형인 채형석 부회장에게서 넘겨받았다.

이로서 애경그룹의 주력사업인 애경백화점 면세점 수원역사 등 유통부문을 차남이 모두 담당하고 있다.

사실 애경백화점은 장 회장의 애착이 남다른 곳으로도 유명하다. 애경백화점 본점인 서울 구로구점은 창업자이자 남편인 고 채몽인씨가 비누와 세제를 만들던 공장터를 백화점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채형석 부회장과 채동석 시장이 애경백화점 5층에서 집무실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에 대표이사가 된 막내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은 골프장 운영과 함께 그룹의 신 성장동력으로 선택된 부동산 개발에 힘을 쓸 전망이다. 문제는 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ARD홀딩스와의 역할조율이 숙제로 남겨져 있다.

채 부회장은 지난 99년 9월 부동산 개발전문회사인 ARD홀딩스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는 부동산업을 하던 ‘애경리얼티개발’이라는 회사의 후신으로 애경유지 소유 부동산을 대거 넘겨받으면서 몸집이 크게 불어났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국내 금융사와 합작한 또 다른 부동산 개발 전문회사인 AK네트웍을 설립해 자본금을 늘리면서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어 동생에게 부동산 사업을 일임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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