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은행, 30억 위안 규모 WMP 원금 상환 약속…정부 보증 안도감에 맹목적 투자 늘수도

중국에서 사상 초유의 신탁증권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막판 극적으로 해소됐으나 그림자금융 위험성은 더욱 커졌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공상은행은 전날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30억 위안(약 5300억원) 규모의 자산관리상품(WMP)과 관련해 투자자들은 성이 ‘천’이라고만 알려진 익명의 바이어에 해당 신탁증권을 팔아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익명의 바이어는 정부 관계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신탁업체 중성신탁은 공상은행 지점을 통해 판매한 WMP로 자금을 조달해 산시성의 한 석탄업체에 투자했다. 그러나 석탄업체가 이미 파산한 상태여서 해당 상품 디폴트 위기가 고조됐다.
중성신탁은 지난 2011년 이후 세 차례의 이자 지급을 통해 총 6억7090만 위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줬으나 지난달 마지막 이자 지급은 하지 못했다.
공상은행은 최근 해당 상품 원금 지급 보증을 거절해 디폴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졌으나 사회 불안을 우려한 고위 관계자가 이 결정을 되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상하이의 공상은행 지점에서 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원금 상환을 요구하며 오는 31일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조직적으로 시위를 벌여 사태 해소를 촉구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투자자들은 해당 상품에 투자했을 때 은행이 100% 완전하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부실 신탁증권에 정부가 원금 상환을 보증한 선례를 남기면서 그림자금융 부문에 맹목적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신탁 부문은 보험을 제치고 은행에 이어 중국 2대 금융부문으로 도약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신탁업협외에 따르면 신탁업체들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10조 위안이 넘었다. 이는 2010년 초보다 네 배 늘어난 것이다.
장젠 BOC인터내셔널홀딩스 투자전략가는 “이런 구제는 단기적인 안도감을 시장에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금융위기 위험을 그 대가로 치르게 됐다”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더욱 심해져 투자자들이 막대한 돈을 WMP 등 그림자금융 상품에 퍼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