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문경환 농진청 박사

조선시대 고산자 김정호가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듯이 21세기형 기후변화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박사가 있다. 바로 문경환(49세) 농촌진흥청 연구원(박사)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우리 농업환경에 맞는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제작했다.

문 연구원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소속으로 제주도에 있는 농진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에서 농업기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농업용 전자기후도를 이용해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작물생산과 재배적지를 예측하고 있다.

그는 전자기후도를 연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미래기후에서 농업이 영향을 크게 받지만 기상청 시나리오지도는 농업에 적용하기 어려워 전자기후도를 연구하게 됐다”며 “기후변화는 작물재배지의 변동, 이상기상 증가, 식량수급, 병해충 발생 등 농업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 농업환경에 적합한 더 상세한 농업기후와 기후변화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자기후도 개발 기술은 한국농림기상학회에서 10여년 동안 기온에 따른 각 요소에 대한 연구개발을 해왔다. 이를 문 연구원이 2010년부터 농림기상학회에서 개발된 기술과 기상청의 시나리오 지도를 결합해 연구한 결과 전자기후도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전자기후도가 있지만 문 연구원이 만든 전자기후도처럼 농경지 필지 단위까지 분석한 상세한 지도는 없다고 한다.

그가 만든 전자기후도에 따르면 2099년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6.0℃, 강수량 20.4 %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강원도 평창 등 고랭지에 형성된 고랭지 배추지역은 2099년 우리나라에서 생산지역을 거의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가을철에 파종해 겨울철 저온을 거쳐 봄에 자라나서 초여름에 수확하는 난지형 마늘은 현재 남해안과 제주 동·서부지역에 재배되고 있지만 2099년 산악지역을 제외한 남부지방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 연구원은 지난 2월 개발한 성공한 전자기후도를 올해 연말까지 도별 읍·면·동까지 볼 수 있도록 책자와 전자파일을 배포할 예정이다. 농가는 전자기후도에 나타난 기후 변화에 따라 병충해피해나 작물의 생육 상황을 예측하고 지역에 맞는 적절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미래 기후변화에 미리 대응할 수 있다.

현재 문 연구원은 오는 15일부터 한 달 간 미국 농업연구청을 방문해 연구하고 있는 환경변화에 따른 작물 모형 시뮬레이션 기술을 배워 전자기후도에 그 기술을 결합할 예정이다. 또 그는 현재 고랭지 여름배추, 난지형 마늘, 감자와 참다래, 감귤 등 5작물의 미래 재배지변동 예측지도에 이어 사과, 배, 등 과수와 고추, 무 등 채소를 중심으로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