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인선난?…국부펀드 수장 3개월째 공석

CIC 회장직 거절 잇따라 …‘독이 든 성배’ 같다는 인식 커져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러우지웨이 전 회장이 재정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유력인사들의 잇따른 거절로 회장직이 3개월째 공석이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 연차 총회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블룸버그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회장직이 3개월째 공석이다.

러우지웨이 전 CIC 회장이 지난 3월 재정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자리를 거절하는 등 CIC가 인선난에 빠졌다고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는 이미 CIC 회장직을 거절했다”면서 “최근 투광샤오 상하이 부시장에 의사를 타진했으나 그도 회장직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CIC 임원도 “우리는 새 수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적임자들은 회장직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회장직을 바라는 인사들은 자격을 갖추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금융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CIC의 그동안의 투자가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지 불확실해 회장 자리가 ‘독이 든 성배’와 같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7년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자 CIC를 설립했다. CIC는 초기에 모건스탠리와 블랙록 등에 투자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고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포트폴리오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어 CIC의 현재 상황을 아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 CIC는 해외투자로 지난 2007~2011년에 연평균 3.8%의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수익률은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약 10.6%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헤지펀드 평균 투자수익률보다는 높지만 미국증시 S&P500지수 상승률은 밑도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새 수장은 회사의 현재 문제와 관련해 전임자를 비판하는 방법으로 빠져나갈 수 있으나 러우 전 회장은 중국 재정부장으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회장직이 계속 공석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CIC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지난 5년간 부동산과 주식, 사모펀드 등에 투자해왔는데 CIC와 상당 부분 영역이 겹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