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규모 커질수록 수익↓·위험성↑" 연구 내놔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으로 ‘메가뱅크(초대형 금융회사)’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를 경고하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놔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국내 일반은행 13곳(시중은행 7개, 지방은행 6개)의 2003~2011년 분기별 재무제표 자료를 바탕으로 패널회귀 분석을 한‘국내은행의 영업형태와 위험성 및 수익성 간의 관계’ 보고서(손진식 과장·김수진 조사역)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실물경제에 비해 은행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성이 저조하고 위험성은 높아진다”라고 결론 내렸다. 은행 규모가 커지면 위험성이 커진다는 점은 통념과 일치하나 수익성도 비례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이어 “제약된 국내 시장에서 국내 은행들간의 경쟁적 규모 확대는 오히려 수익성만 악화시킬 수 있다”며 “거시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은행 규모에 대한 정책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의 한은 보고서는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를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합치는 메가뱅크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대치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식은 국민주 방식을 제외한 모든 대안이 가능하다”며 “메가뱅크도 하나의 대안이다”고 밝혔다.
한은의 ‘소신발언’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금융전문가 대다수도 메가뱅크 방식의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라며“시중에 알려진 합병 시나리오대로 메가뱅크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자본력이 세계시장은 커녕 아시아 10위권에도 들기 힘들며 규모가 비슷한 시중은행 4곳이 서로 견제하며 균형 발전을 하는 것이 메가뱅크 설립하는 것보다 이득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메가뱅크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은행들이 그에 걸맞은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규모와 능력이 함께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