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권 실적 부진 불안 커져

홍콩증시 상장 중국 은행 PER 6.4배로 평균 못 미쳐

중국 은행권의 실적 부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은행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6.4배로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종목의 평균 PER 7.3배에 못 미쳐 시장의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HSCEI는 홍콩증시 상장 중국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종합한 지수다.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BOC), 농업은행 등 4대 은행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로 HSCEI 평균 1.4배를 소폭 밑돌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두자릿수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시장정보제공업체 캐피털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16개 은행의 순이익이 전체 2500개 상장기업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인민은행이 지난해 7월 금리 변동폭을 확대하고 경기둔화로 부실 대출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막대한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중국증시 시가총액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에 못 미친다.

인민은행은 현재 대출금리 변동폭을 기준금리의 30%, 예금금리는 10%까지 허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통해 상당히 큰 이점을 누렸으나 이제는 그런 혜택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데이비드 가우드 에드몬드드로스차일드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직 이런 변화가 은행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은 언젠가 그런 때가 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지난해 중국증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으나 은행권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지방정부와 국영기업들에 빌려준 막대한 대출도 은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WSJ는 전했다.

에프메스펀드의 게리 그린버그 글로벌 이머징마켓 대표는 “대출 중 상당수가 지방정부 인프라 프로젝트와 관련됐는데 아직 이들 프로젝트는 대출을 상환할 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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