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시장선도제품 개발” 지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임원회의에서 이같은 지시를 내린 후,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 사이에는 여느때보다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제품 개발을 기준으로 1년 실적을 평가받는 연말 인사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들은 사업부별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구상하느라 사실상 비상상황에 들어갔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긴급 소집된 회의에서 구 회장의 어조는 평소와 달리 강했다. 회장이 느끼는 위기감이 전 임원들에게 전달됐다”며 “회의 이후 계열사들은 시장을 선도할 제품을 찾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시장 선도 제품 개발 과정을 그룹에서 계속 점검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위해 LG전자 등 일부 계열사에서는 임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혁신 제품 아이디어 공모에도 나서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중에는 중간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6일 열린 임원회의의 성격을 정기회의가 아닌 ‘긴급회의’로 보는 관계자들은 이달중 예정돼 있는 ‘4분기 임원회의’가 중간 점검 성격의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분기 임원회의가 1개월 가량 앞당겨져 지난달 열린 것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으나 그룹 내부에서는 긴급회의라는 분석이 강하다.
이달중에 중간 점검 자리가 마련되더라도 당장의 성과를 독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진정한 의도는 단기간내 성과물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시장을 이끌 상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 선도 제품 개발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당장 뭔가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면서 “어느 때보다 긴장된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단기 성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시장 선도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빠지는 실적에 대해서는 책임을 추궁하기보다는 사기를 북돋워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고 작은 실패를 두려워하다 보면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갈 제품의 개발이 어려워진다는 판단에서다.
계열사 관계자는 “매월, 매분기 실적에 신경쓰다 보면 멀리 볼 수 없다”면서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라는 메시지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의 성과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연말 인사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강하다.
특히 구 회장이 시장선도 제품의 개발을 주된 기준으로 해서 인사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그 첫 무대가 2개월 뒤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