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안철수식 SNS 정치’ 오바마처럼 성공할까

페이스북(Ahnspeaker) 통해 메시지 전달…SNS 캠프 구성 가능성도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 캠프의 전략 1단계는 ‘MyBo’라는 소셜 커뮤니티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오바마 캠프는 이 사이트를 통해 유권자들과 직접적이면서 지속적인 소통으로 공감대를 쌓아 강력한 지원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정치 사례로 꼽힌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SNS 등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 방식의 ‘메시지 정치’를 본격화 하고 있다. SNS 정치의 두 번째 성공 사례가 조만간 대한민국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행보다.

안 후보 캠프는 지난 19일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 일정을 알리면서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ahnspeaker) 주소도 함께 공지했다. 이 공간에 출마선언 전문과 일정 등을 게재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안철수식 SNS 정치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실제 안 후보의 대선출마가 공식화 되자 안 후보 캠프는 SNS를 통해 외곽조직과 호흡을 맞추며 대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안 후보는 지난 20일 정치인으로서 첫 행보인 현충원 참배를 다녀온 후 그 소회를 직접 페이스북에 밝혔다. 안 후보는 “고통스럽고 괴로운 역사도 우리의 역사다. 지난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생각으로 전직 대통령 묘소를 모두 다녀왔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박정희·김대중 등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며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고, 과거의 성과에서 또 배우고 계승하여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적었다.

유력한 대선후보 인사가 SNS에 직접 글을 남기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는 안 후보가 출마 선언에서도 밝힌 것처럼 이념과 세력을 초월한 새로운 방식의 통합 정치를 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안 후보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SNS 캠프’ 구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 후보의 선거캠프가 기존의 정치권 대선캠프와는 달리 수평적 관계를 토대로 전문성과 참신성, 개방성을 갖춘 열려 있는 캠프를 지향하는 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현재 안철수 캠프에는 경제, IT(정보·기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내부 배치를 마무리해 조만간 캠프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안 후보의 SNS 정치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SNS는 정치에 무관심 했던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고 보다 빠르고 폭 넓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다만 사용 층이 2040에 한정돼 있어 소외계층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안 후보의 취약점인 외연 층 확대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영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현실과의 간극을 어떻게 좁히고 균형을 맞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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