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행, 국채보유액 역대 최고…‘화폐발행잔액 수준에 근접’

일본 은행권의 국채 보유량이 최근 수년 동안 급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일본 은행의 ‘국채 보유 증가와 재정 우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은행권의 장기국채 보유액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76조3000억엔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2000년대 초 은행 부실채권 문제로 늘어나던 장기국채 보유액이 2004년 8월 정점(67조3000억엔)을 찍고서 감소세로 전환했으나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다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본 은행권의 장기국채 매입 경로는 두 가지다. 중앙은행의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연간 21조6000억엔 규모의 장기국채를 사들여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식이다. 경제 성장에 필요한 화폐 수요의 증가에 대응해 시중에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조치다.

다른 하나는 자산매입기금을 통한 장기국채 매입이다. 정책금리가 사실상 제로 상태여서 금리 인하 여지가 더는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융완화 효과를 얻으려는 취지에서 2010년 10월에 도입됐다.

이 기금의 자산 매입 한도는 애초 5조엔이었으나 이후 1년 6개월 동안 다섯 차례 확대돼 지금은 40조엔으로 늘어났다. 특히 장기국채 매입 한도는 애초 1조5000억엔에서 지금은 29조엔으로 급증했다.

은행권의 장기국채 보유는 정부의 재정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자 한도가 정해져 있고 국채의 직접 인수도 금지된다. 시중에서만 국채를 살 수 있다.

한편 장기국채 보유액이 화폐발행잔액 수준에 근접해 적잖을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국채 보유액은 5월 말 현재 76조3000억엔으로 화폐발행 잔액 93조1000억엔의 약 82%다. 현재 추세라면 장기국채 보유액은 올해 안에 화폐발행잔액 수준으로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은행권이 정부의 재정자금 조달 창구 기능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재정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은행의 국채 매입은 국채시장의 수요 부족을 보완하거나 국채 발행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조치가 아니어서 단순히 보유량이 늘어났다고 해서 재정사정에 대한 경계감이 곧바로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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