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CEO “우리는 불타는 플랫폼에 서 있다”

경쟁사에 혁신에서 뒤져...과감한 변화만이 살 길 강조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 최고경영자(CEO)가 사원들에게 대대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엘롭 CEO는 사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는 지금 불타는 플랫폼에 서 있다”면서 “노키아는 대폭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를 해야할 때”라고 밝혔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북대서양의 석유 시추 플랫폼에서 일하던 한 남자가 플랫폼이 불타자 차가운 대서양의 얼음 바다로 뛰어들었듯이 우리도 과감한 변화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엘롭 CEO는 “애플은 300달러 이상의 고가 시장을 장악하고 구글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 개발사와 서비스 업체, 기기 제조업체 등을 포괄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불과 2년만에 중저가 시장을 차지했다”면서 경쟁사에 둘러싸인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저가품 시장에서도 미디어텍을 중심으로 중국업체가 부상하고 있다”면서 경계심을 높였다.

엘롭 CEO는 노키아가 혁신적인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지는 것을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아이폰이 처음 나온 것이 2007년인데 우리는 아직까지 이와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면서 “미고(MeeGo)가 고가 스마트폰의 플랫폼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미고 제품을 하나 출시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가제품군에 있는 심비안은 북미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나는 등 경쟁사에 계속 뒤처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내부적으로 책임감도 부족했고 혼란한 시기에 회사를 끌고 갈 리더십도 충분하지 못했다”면서 “혁신 속도는 느리고 내부에서 서로 협력하지도 않았다”고 반성했다.

엘롭 CEO는 마지막으로 “회사를 바꾸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과감하게 움직일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오는 11일 메리 티 맥도월 휴대폰 사업 부문장과 칼 오이스타모 최고개발책임자(CDO) 등 핵심 경영진을 전원 교체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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