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임산부 치주질환 앓으면 조산아 출산 가능성

올바른 치아관리와 함께 치과치료 받는 게 중요

# 김 모씨(36세)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후 5개월이 흐른 시점부터 잇몸이 붓고 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평소 잇몸이 좋지 않았지만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별 문제없이 출산을 했다. 이 때문에 잇몸이 붓고 이가 아픈 게 임신 때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

김 씨는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뱃속의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염려돼 1주일이나 참았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결국 병원을 찾게 됐고, 임신성 치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치은염은 치주질환의 하나. 흔히 풍치라고도 하는 치주질환은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비교적 가볍고 회복이 빠른 형태의 치주질환으로 잇몸 즉, 연조직에만 국한된 것을 치은염이라고 하고, 이 같은 염증이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고 한다. 임신 중 발생하는 치통의 주요 원인은 임신성 치은염이 많으며, 임신 전 잇몸이 안 좋았던 산모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임신을 하게 되면 호르몬 변화로 면역력은 떨어지고 체온은 올라간다. 이 같은 변화는 입 안에서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입덧을 하면 위산이 섞인 신물이 올라오면서 잇몸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한 음식물을 자주 섭취하는 반면 칫솔질의 횟수는 그 같은 빈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입안 위생이 나빠지고 임신성 치은염이 유발된다.

치은염을 방치하면 잇몸이 소실되고 잇몸뼈로 염증이 확산되는 치주염으로 진행된다. 치주염은 잇몸이 훼손되면서 치아 사이가 벌어지고 외관상 치아가 길어진 모습을 보인다. 또한 염증으로 파괴가 일어난 잇몸뼈는 치아를 흔들리게 만든다. 치주염이 더욱 심해지면 농양이 생기면서 입 냄새도 강해지고 영구치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임산부의 치주질환이 조산아 출산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년 4만5500명의 조산아가 임산부의 치주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매년 태어나는 조산아 25만명의 18%에 해당하는 것이며, 흡연이나 알코올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조산아의 수를 합한 것보다 많은 것이다.

조산아 출산이라는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른 치아관리 방법을 숙지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질의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치태를 제대로 제거하는 것이다. 치아의 사방을 둘러가며 구석구석 닦고 음식이 닿는 면도 닦아줘야 한다. 그리고 혀 위도 설태가 많은 만큼 반드시 닦아주는 게 좋다. 치태가 제대로 제거되지 못하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고 치아에 달라붙어 치석이 형성된다. 이는 세균 덩어리로 치은에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하지만 칫솔질만으로는 모든 치태를 제거할 수 없고, 칫솔질과 함께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해야만 95%까지 치태를 없앨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루에 한번이라도 치실 사용을 습관화해 치주염의 예방 및 치아의 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산부의 치과치료는 임신 시기별로 범위가 달라진다. 1기(3~13주)에는 응급치료와 스케일링이 가능하다. 2기(14~26주)에는 거의 모든 치과치료가 가능하지만 광범위한 보철이나 큰 수술은 출산 이후로 잡게 된다. 3기(27~40주)는 급성 저혈압의 위험이 있어 응급치료, 간단한 잇몸치료, 스케일링 정도만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X-레이 촬영을 하게 되는데, 납복 착용 후 촬영은 태아에게 아무런 위해가 없는 만큼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면 된다. 약물은 투여로 인한 피해보다 질환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때 치과의사와 산부인과 의사의 안전한 처방하에 사용하면 된다.

강북삼성병원의 백지영 치과 전문의는“치과를 방문해 올바른 칫솔질과 치아관리 방법을 배우고 정기적으로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산모는 신체 변화뿐 아니라 생활습관, 식습관의 변화로 잇몸 질환이 더욱 잘 생기므로 임신 전보다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잇몸 출혈이나 치통 등의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치과를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필현 기자 chop23@

도움말-백지영 강북삼성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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