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데는 원화 약세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기 칼럼 ‘거리에서 듣는다(Heard on the Street)’를 통해 한국이 원화 약세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급기야 유력 라이벌인 일본의 안방까지 노크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제조기업들이 한국 기업들과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의 가전시장을 석권하고 세계 LCD TV 시장에서도 우위를 굳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시장 점유율 정체와 축소로 고전하는 경쟁사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여기에는 원화 약세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2007년 이후 원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 40% 가까이 하락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손해보지 않고 일본에서 제품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한 입지를 제공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일본 기업에 반도체 칩과 LCD 모니터 부품을 공급, 이를 통해 작년에 일본에서의 매출만 100억달러가 넘었다.
삼성은 일본 소비자 공략법까지 터득한 상황이어서 실적은 앞으로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삼성과 LG, 현대차는 오래 전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다만 현지 브랜드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워낙 높아 한국 브랜드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이 품질 향상은 물론 고객만족도까지 높이면서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LG는 다음달 일본에서 3D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TV를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은 일본 대형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제휴해 현지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LG 관계자는 “가격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에 일본 제품과 유사한 가격대와 제품의 품질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원화 약세가 계속된다면 이같은 포부가 한층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