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멍뚫린 관리' 망신살

삼성선물 직원 고객돈 갖고 잠적...피해자들 "회사측이 책임져야"

'관리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에서 직원이 고객 투자금을 받아 도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삼성선물에 따르면 2001년부터 재직해 온 이 모 과장이 고수익을 미끼로 고객들의 투자금을 별도의 계좌로 받아 챙긴 뒤 갑자기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이 과장이 '더 좋은 해외 투자처가 있다'며 선물 계좌에서 출금, 자신이 지정한 계좌로 입금해달라고 해 돈을 넣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피해자들은 이 과장이 가로챈 투자금이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도주 사실이 밝혀진 직후 사실 확인해 나섰으나 이 과장의 잠적으로 정확한 경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삼성선물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먼저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삼성선물에 대한 검사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돈을 맡겼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선물 측은 개인간 거래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한 관계자는 "이 과장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의 계좌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면 관련 서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부 관리가 철저하기로 정평이 난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에서 이같은 사고가 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은행처럼 대규모 조직도 아닌 곳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내부 관리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잠적한 이 모 과장은 지난 2001년부터 삼성선물 영업사원으로 근무했으며 이번에 피해를 입는 투자자들은 자신이 담당했던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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