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극장에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두 편이 있다. 국산 영화 '이끼'와 수입 영화 '인셉션'이다. 두 편 모두 런닝타임 2시간 30분 대로 긴 영화지만 짜임새 있는 줄거리로 현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다.
특히 인셉션은 세계에서 최고의 흥행을 잇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타인의 꿈을 훔친다는 내용에 인기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열연이 합쳐지면서 메머드급 SF영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많지 않은 자동차 추격 장면 중 주인공이 타는 차량이 바로 우리 현대차의 '제네시스'라는 것이다. 붉은 계열의 '토마토 레드' 색상 제네시스가 상대방의 차량을 치고나가며 고속으로 질주하는 모습은 가슴 뿌듯함을 넘어서 희열감을 가져다준다.
마무리 장면에서 현대 로고가 뚜렷한 형태를 보여주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제네시스는 국내에서는 독수리 날개 형태의 엠블램을 사용하나 미국 수출용은 현대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영화치고 이렇게 우리 국산차가 주인공의 차량으로 위용을 떨치면서 나온 경우를 본 기억이 없다.
예전 '본 슈프리머시'라는 영화에서 나온 자동차 추격신 중 상대방이 모는 차량으로 쏘나타가 출현하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 것이 모두인 것 같다. 제네시스는 미국에서도 '올해의 북미 자동차'로 선정될 정도로 품질이나 가격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인정받고 있는 최고 수준의 차이다. 전문가들도 인정할 정도로 수준이 매우 높은 차량이다.
아직 브랜드 이미지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으나 하루 이틀에 해결되는 사안이 아닌 만큼 노력과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확신한다. 그 만큼 현대차의 기술력은 최고 등급에 이르고 있다.
최근 인기를 몰기 시작한 준중형차 신형 '아반떼'의 경우도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차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들이라는 국내의 의견을 반영해 상당부분의 불만사항을 해결한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와 중형차 수준의 편의장치, 여기에 직접분사 엔진의 고연비와 저 배기가스화는 물론 중형차 수준의 동력성능까지 보유하는 차종이다. 고급스러운 실내와 안정된 각종 부가장치는 물론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인 공간의 극대화를 활용한 수납공간의 적절한 배치 등도 나무랄 데 없는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도 일품이다. 이전에 출시된 중형차 '쏘나타'의 경우 외부 디자인이 너무 혁신적이고 필요 없는 줄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신형 아반떼는 이 줄을 절제하면서 균형을 이뤄 더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베이비 쏘나타'의 우려가 아니라 되레 쏘나타가 우려될 정도이다.
디자인 면에서 필자는 안정화되기 시작한 현대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밀리 룩'을 높이 사고 싶다. 최근 각 사마다 패밀리 룩을 지향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기아차의 호랑이 형상 패밀리 룩의 경우 미리 지정해 놓고 차종을 맞추어가는 느낌이 큰 반면 현대차는 패밀리 룩을 미리 지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체 디자인과 맞추어가는 후천적인 형태가 매우 마음에 든다. 그러면서도 대형차는 아직 같은 형태를 무리하게 지향하지 않는 모습도 좋아 보인다.
현재의 현대차 ‘패밀리 룩’은 다이아몬드 형태의 육각 '헥사고날 그릴'형태로, 형이상학적인 입체감은 주변의 디자인과도 잘 어울린다. 올 후반기에 계속 출시될 베르나 후속이나 그랜져 후속이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올해 말 출시될 '쏘나타 하이브리드차'의 수출용 모델도 크게 기대되고 있다.
그 동안 가장 관심을 가져왔던 국내 시장 점유율도 신형 아반떼를 시작으로 다시 크게 오를 것으로 확신하다. 물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조그마한 부분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통하여 완벽한 세계 베스트셀링 모델로 재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아직 앞으로 몇 가지 부분만을 좀 더 고려했으면 한다.
우선 차량의 가격 문제다. 비약적인 성능향상에도 인상폭은 기존 대비 55만원 인상에 그쳤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매우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훨씬 추가된 각종 안전장치의 기본 옵션을 생각하면 특히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자동차는 실제로 필요 없는 옵션이 너무나 많이 있다. 좀 더 노력해 그 '55만원'도 없앴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은 자동차업계가 신차종이 출시될 때마다 100~200만원씩 올리던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도 신차종에 대해 동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국내 메이커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도 신차 가격 동결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도 신차에 대한 가격 동결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내외에 훌륭한 본보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둘째로 소비자에 대한 배려를 더욱 사려 깊게 해주었으면 한다. 도요타 리콜 사태로 세계 각 메이커는 품질에 대한 관리나 소비자 배려에 대한 감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자발 리콜 수도 급격히 늘고 있고 소비자 측면에서 많은 부분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소비자를 배려했으면 한다.
해묵은 논리인 내수차와 국산차의 차이도 없어져야 하고 전국 각 지역 소비자 보호센터 강화로 소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셋째로 급격하게 발전한 자동차 산업에 비해 자동차 문화에 대한 배려도 키워야 한다. 우리는 아직 급격한 산업 발전에 비해 문화적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소비자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올바르고 제대로된 정보는 미흡한 실정이다. 문화적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이나 후원도 키워야 한다.
현대차 박물관 건립이나 전국 대학 자작자동차 대회 등 학생 행사 등의 지원, 에코드라이브 등 홍보나 캠페인 활동에 대한 지원 등 선진 자동차 문화를 위한 바람직한 지원이 주변에는 아직 많이 있다. 실제로 필요한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넷째로 현대차의 최근 2년 연속 무파업 임금협상 타결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현대차 노사 모두 국민 기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안정된 노사관계를 이끌어야 한다. 최근 기아차의 노사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안타깝다.
다섯째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대기업과 하청업체인 중소 업체 간의 관계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차원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가진 분야이다. 더욱이 자동차 분야는 하청관계가 극명하고 영세한 협력업체는 조금만 잘못해도 적자로 바뀌는 구조인만큼 아직 국내 시장은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사의 연구개발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진정한 상생 구조와 연구개발 능력의 보유는 향후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중소기업과의 진정한 상생 구조를 만들어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오늘날 현대차는 예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확신한다. 지금부터 출시되는 신차를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세계 최상급이다. 이제 사이사이에 불쑥 나타나는 불만사항이나 문제점을 얼마나 슬기롭게 해결하고 소비자를 배려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현대차가 세계 자동차 업계가 배우고 벤치마킹하는 모범 모델이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도요타 웨이'가 아닌 '현대차 웨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