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루웨이브에 대미 투자 셈법 복잡⋯100억불 원전 선지급 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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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견제 강화 및 주정부 정책 변화로 韓 대미 투자 환경 불확실성 증대
민주당 AI 데이터센터 규제 조짐에 1200억불 규모 원전 프로젝트 수익성 연동 우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미투자 관련 한미 양국 합의 및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가 현실화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민주당 주도의 규제 강화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핵심 전력 수요처로 삼는 대미 투자 1호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과 대형 원전 건설 사업의 수익성 확보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핵심 기자재 조달을 위해 연말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선급금을 투입해야 하는 대형 원전 프로젝트를 두고 '상업적 합리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과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며 기존 대미 투자 여건에 변화가 생겼다.

양국 정부가 합의한 투자 프레임워크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의회가 사업 선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검증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1일 "한국과 일본 등이 약속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자금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배분하는지가 주요 감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주정부의 정책 변화도 주요 변수다. 대미 투자 1호로 확정된 텍사스주 엔시날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의 경우 지나 이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이 주민 보호 법안 마련 전까지 데이터센터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전력공급계약(PPA) 체결이 지연될 상황에 놓였다.

민주당은 전력망 과부하, 주민 전기요금 상승, 용수 부족 등을 이유로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신설이 위축될 경우 이를 주요 고객으로 삼아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려던 원전 사업의 기본 전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1일 미국 본토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12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웨스팅하우스 원전(AP1000) 2기를 시작으로 한국형 원전(APR1400) 2기와 미국형 원전 2기를 연이어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당국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5년 이상 소요되는 원자로 용기 등 핵심 설비(장주기 품목)의 적기 조달을 위해 연말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선급금을 사전 투입해야 공사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정치권과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변화된 정치 지형을 반영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꼼꼼히 재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 행정부는 투자를 압박하겠지만 의회가 검증에 나선다면 사업 추진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상업적 합리성을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투자 여건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100억달러 규모의 선지급을 보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는 이러한 규제 움직임이 사업에 반드시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지 주민들의 반발은 전력 공급 인프라 확충 없이 막대한 전력을 쓰는 데이터센터만 들어설 때 전기료가 오를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대형 발전원인 원전이 함께 들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오히려 요금 인상 압력을 낮추고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중간선거 이후 원전 후보지를 통보받는 대로 송전망 연계 여부와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맺을 안정적 수요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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