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7조5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약 5년 만에, 반도체 업종 전체는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월 2~6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5조3440억원, 삼성전자를 2조166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두 종목의 순매도 금액을 합하면 총 7조5107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두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연일 순매도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났다. 외국인은 3일 2087억원을 시작으로 4일 8202억원, 5일 1조1797억원, 6일 9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세는 더욱 길게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4241억원, 이달 2일 2323억원, 3일 6358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4일 1조1292억원, 5일 1조5121억원, 6일 1조8054억원으로 매도 규모가 늘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대형주의 외국인 지분율도 하락했다. 지난주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48.46%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1년 12월 2일(48.45%) 이후 약 4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46.06%에 머물렀다. 지난달 16일 기록한 저점(45.98%)에서는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업종 전체로도 외국인 지분율 하락이 확인됐다. 지난 5일 기준 반도체 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은 46.6%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급락이 기업 실적의 실제 악화보다는 향후 투자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수급 불균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급락은 실제 확인된 펀더멘털 훼손보다 미래 투자 축소 우려와 수급 불균형이 앞서 나간 투매"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단기간에 순매수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가 과거와 비교해 큰 수준이지만, 매도세가 이어진 기간은 이전 사례보다 짧다는 이유에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에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200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며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 금액은 180조원으로 9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순매도가 특정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가운데 향후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과거 외국인 매도 국면에서는 수년간 순매도가 지속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염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순매수로 전환될지에 대해서는 확언하기 어렵다"며 "과거 외국인 매도 사이클이었던 2004~2008년에 외국인은 51개월에 걸쳐 순매도를 이어갔고, 2019~2022년에는 39개월 순매도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