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또 두 자릿수 급락…고점 대비 44% 추락

미국 중간선거발 충격에 코스피가 한 주 만에 11.7% 폭락했다. 올해 두 번째로 큰 주간 하락률이다. 불과 5거래일 동안 671포인트가 증발했다. 지난달 14% 넘게 폭락한 지 3주 만에 다시 두 자릿수 급락을 기록했다. 미국 반도체주 투매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코스피는 장중 9개월 만에 5000선마저 내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 전 거래일보다 324.11포인트(6.02%) 하락한 5059.69에 거래를 마쳤다. 전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5730.74)과 비교하면 671.05포인트(11.71%) 급락했다.
이번 주간 하락률은 지난달 12~16일 기록한 14.46%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크다. 코스피가 6월 22일 기록한 종가 기준 고점(9114.55)과 비교하면 하락률은 44.49%다.
무엇보다 하락 속도가 가팔랐다. 이틀간(5~6일) 하락폭만 624.11포인트(10.98%)로 한 주간 전체 하락폭의 93%가 집중됐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거진 AI 투자 위축 우려가 반도체주 투매로 번지면서 지수 하락을 가속했다.
6일에는 개장 3분 만에 증시가 멈춰 섰다. 코스피가 8% 넘게 폭락하며 장중 9개월 만에 5000선이 무너지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매매가 전면 중단됐다. 코스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투매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까지 이어졌다. 코스피는 장중 4911.28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가까스로 5000선을 지켰다.
폭락의 진원지는 미국 반도체 시장이었다.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마이크론(-17.46%)과 AMD(-17.26%), 엔비디아(-9.26%)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무너졌다. 나스닥지수도 5.52% 하락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국내 증시를 떠받쳐온 반도체 투톱도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6일 6.35% 하락한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7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20만원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이날 10.44% 급락한 113만2000원으로 마감하며 약 6개월 반 만에 120만원선 아래로 밀렸다. 두 종목의 주간 하락률은 각각 16.13%, 20.17%를 기록했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만 삼성전자 212조2199억원, SK하이닉스 208조9208억원 등 총 421조1407억원에 이른다.
코스닥시장도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6일 5.03% 내린 644.27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629.17까지 밀리며 2024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6일 이틀간 하락률은 9.89%에 달했다.
시장 불안도 극에 달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일 65.17로 전날보다 11.96% 급등했다. 8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60선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이날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증시 안정을 위해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과도한 반대매매를 억제하고 변동성 확대 시 추가 조치에도 나설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이 이어지더라도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 금리와 AI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돼야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나 지수 추가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가가 안정되는 흐름이 확인돼야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