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AI 반도체 패닉셀 충격에 코스피가 6% 넘게 폭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장 중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마저 붕괴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4.11포인트(6.02%) 하락한 5059.6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지수가 300포인트(5.28%) 급락해 5383.80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기록적인 폭락 장세를 보인 것이다.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급락 출발한 지수는 장 중 4911.28(-8.78%)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 같은 국내 증시의 폭락은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 물량이 쏟아진 여파다. 나스닥 지수가 반도체주 패닉셀에 5.52%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각각 4.36%, 3.44%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9.3%), 마이크론(-17.5%), 샌디스크(-22.3%) 등 주요 기술주가 곤두박질쳤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만에 12.25% 떨어지는 역대급 하락세를 나타내며 투자 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미국 증시 폭락의 주된 원인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거진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다. 선거에서 상원 54석, 하원 253석 이상을 확보한 민주당이 주지사 5곳을 탈환하며 이른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됐다.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41건 중 40건이 반대 표를 받았고, 민주당이 탈환한 주지사 5곳 모두 데이터센터 상위 14개 주에 포함됐다. 건설 예정 물량 상위권인 텍사스, 조지아, 오하이오에서 건설 중단 공약이 부각되며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839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312억원, 1조7974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으나 쏟아지는 외국인의 투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및 AI 관련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가 6.35% 하락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10.44%), SK스퀘어(-10.51%), 한미반도체(-4.55%) 등 반도체 대장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기(-7.84%), LG이노텍(-7.02%), 효성중공업(-11.95%), LS ELECTRIC(-10.25%) 등 기판 및 전력기기 관련주들도 나란히 급락했다. 금융 업종에서도 한국금융지주(-17.34%)가 3분기 실적 쇼크로 크게 하락했고, KB금융(-3.82%), 미래에셋증권(-7.90%), 키움증권(-6.66%)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지지선인 5200선 밑으로 하락할 경우 하방이 더 크게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왔으며, 실제로 이날 5000선 아래까지 지수가 밀리는 투매 장세가 연출됐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네오클라우드 프로젝트 재검토, 코어위브 회사채 금리 17% 돌파 우려, 스페이스X 신용부도스왑 사상 최고치 경신 등 신용 불안 이슈가 겹쳤다. 또한 레오폴드 아셴브레너의 AI 헤지펀드 대규모 포지션 청산 소식까지 더해지며 수급 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전면 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는 판단이다"라며 "연방 차원의 건설 중단 가능성은 5% 미만으로 추정되고 빅테크의 2027년 설비투자 증가율 컨센서스도 28%로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5300선 이하는 과도한 우려와 수급 압박에 따른 언더슈팅 구간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급락을 활용한 분할매수와 비중확대 관점의 대응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