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임시예산 만료…美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
반도체 보조금 집행률 42%…삼성·SK 지원금 지급 일정 촉각

미국의 의회 권력교체를 앞두고 대중국 첨단기술 투자규제와 연방정부 예산 문제가 한국 기업의 새로운 경영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가 중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제한 범위를 확대하는 가운데 연말에는 연방정부 임시예산도 만료된다. 미국과 중국에 생산거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해외법인 간 자금거래 규제와 미국 정부 보조금 집행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미국 재무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재무부는 다음 달 7일까지 대외투자 안보규제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개정안은 미국인이 우려국의 특정 첨단기술 기업에 투자할 경우 거래를 금지하거나 재무부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 쟁점은 미국 모회사와 우려국 자회사 사이의 자금 이전에 대한 예외 범위다. 미국 재무부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거래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의견을 받고 있다. 단순 설비 유지보수에 한정할지, 기존 생산시설의 기술 개선과 업그레이드까지 인정할지가 관건이다. 일정한 조건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규제 범위에 따라 미국 기업이 중국 현지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의 성격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생산시설의 유지보수와 신규 증설을 구분하는 기준이 기업의 투자계획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과 중국에 생산거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관련 규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과 다롄 낸드 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한국 기업의 중국 생산시설 투자가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인 것은 아니다. 미국 법인이나 미국인이 거래에 관여하는지,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와 투자 대상이 규제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기존 중국 법인의 일반적인 운영자금 투입과 미국 법인이 관여하는 신규 투자도 구분해야 한다.
미국 연방정부 예산 협상도 또 다른 변수다. 미국의 2027회계연도 임시예산은 다음 달 11일 만료된다. 의회가 추가 임시예산이나 정규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다음 날부터 일부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
산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집행이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반도체 제조시설 지원을 위한 직접 보조금 약정액 약 315억달러(약 42조8700억원) 가운데 실제 집행액은 131억달러(약 17조8300억원)로 약 42%에 그쳤다. 나머지 지원금은 사업 이행 조건과 지급 일정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집행되는 구조다.
한국 기업들도 대규모 지원금을 확보한 상태다.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에 최대 47억4500만달러(약 6조4600억원),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800만달러(약 6200억원)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반도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기반 구축에,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에 각각 지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관건은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연방정부의 보조금 관리와 지급 관련 행정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느냐다. 반도체 보조금은 기업의 투자 이행 단계와 계약상 조건 등에 따라 지급되는 만큼 관련 심사와 승인 업무가 지연되면 기업별 자금 집행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