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 신던 후티 반군, 동굴서 미사일까지 만들게 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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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품 무기 수입에서 부품 밀수로 전환
자체 생산역량 키워⋯중국, 주요 공급원 부상
예멘 고지대 동굴서 드론ㆍ미사일 생산
제재·무기금수에도 다국적 밀수망 차단 난항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배포한 동영상 캡처 화면에 반군 측이 기관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을 공격하는 모습이 보인다. (EPA연합뉴스)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이란의 무기와 기술 지원을 받는 데서 나아가 자체 무기 생산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때 슬리퍼 차림의 오합지졸 반군으로 치부됐던 후티는 이제 중동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장세력 중 하나로 부상했다. 무기 밀수품도 완제품에서 제조용 부품으로 바뀌고 있으며 중국이 주요 공급원으로 지목됐다.

7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예멘 북부 대부분을 장악한 뒤 지난 10여 년간 드론과 미사일 전력을 강화했다.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한 뒤에는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 측 군부와의 동맹으로 스커드·토치카 미사일을 확보했다.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 군사 개입하자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 중화기를 제공했고,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인력은 운용법을 지원했다.

후티 반군은 이제 자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압둘말리크 알후티 지도자는 9월 “무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제작한다”고 주장했다. 과장된 발언일 수 있지만 무기 상당수가 예멘 안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게 무기 밀수 추적단체 분쟁군비연구(CAR) 등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거리 드론 일부는 이란산 부품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시설은 감시가 어려운 예멘 고지대의 동굴 등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티 반군의

밀수품 구성도 달라졌다. 뉴욕 싱크탱크 센추리재단이 분석한 나포 물품 자료에 따르면 2010년대에는 총기와 로켓 등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모터와 배선, 프로펠러처럼 무기를 조립하는 부품이 많아졌다. 이란이 주요 공급국이었던 과거와 달리 중국이 이런 부품의 최대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일부 부품은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쓸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이다. 후티 밀수업자들은 드론 부품에 ‘산업 장비’ 같은 표기를 붙여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도 한다. 다만 모든 물품이 민간용으로 위장된 것은 아니다. CAR는 지난달 예멘 정부군이 장악한 아덴항에서 압수된 이란 설계 탄도미사일 부품이 중국 업체의 주문 제작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방 외교관은 중국이 후티 무기 산업을 돕는 자국민의 거래를 묵인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에 말했다.

밀수 경로는 중국에서 예멘으로 이어지는 해상 운송에 그치지 않는다. 물품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을 거쳐 육로로 들어오거나 지부티와 소말리아를 통해 밀반입되기도 한다. 미국의 제재와 10년 넘게 이어진 유엔 무기금수에도 밀수망을 끊기 어려운 이유다. 예멘의 분열된 정부는 여러 세력이 각기 다른 작전 지휘부를 운영해 단속을 조율하기도 쉽지 않다.

후티의 자체 무기 생산은 이란의 지원이 줄어들어도 전투를 이어갈 수 있게 한다. 이란 역시 동맹 세력이 독자적으로 싸울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모자이크 방어’ 구상을 추진해 왔다. 후티는 여전히 이란에서 무기와 정보를 지원받지만 러시아와의 접촉을 모색하고 아프리카 무장단체와도 관계를 넓히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후티가 이란의 대리 세력에 머물기보다 예멘의 실질적 통치자이자 독자적 지역 강국을 지향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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