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투표제 회피 막는다…중복상장·유상증자 주주보호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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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수·임기 변경 땐 사유 공시…상법 우회 방지
배당·자사주 소각 정보 확대…내년 지배구조보고서부터 적용

상장사가 집중투표제를 피하기 위해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조정할 경우 그 이유와 영향을 공개해야 한다. 중복상장과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는 소액주주 보호 방안도 공시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개정 상법의 우회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시장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공시 기준을 손질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 기준은 2027년 제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부터 적용된다.

가장 큰 변화는 집중투표제 관련 공시 강화다. 지난해 9월 상법 개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가 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 실시가 의무화됐다. 그러나 일부 기업이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조정해 제도 적용을 피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으로는 집중투표제 실시 여부뿐 아니라 이사 수와 임기를 변경한 경우 그 사유와 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이사 선임 방식을 조정해 소수주주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행위를 공시를 통해 감시하겠다는 취지다.

중복상장과 유상증자 과정의 주주보호 조치도 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기업이 해당 거래를 추진할 경우 기존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마련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와 어떻게 소통했는지를 공시해야 한다.

특히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제3자 배정 여부와 증자 규모, 할인율, 자금 사용 목적, 지배주주의 신주 취득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투자자가 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변화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것이다.

주주총회 관련 정보 공개도 앞당기도록 유도한다. 현재 상당수 상장사는 주주총회를 불과 1주일 앞두고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앞으로는 주총 최소 2주 전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는지 공시하고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배당과 자사주 관련 공시도 강화된다. 기업은 배당 여부와 금액 등 주요 정보를 주주총회 6주 전에 공개했는지 밝혀야 한다. 주주들이 배당정책에 대한 개선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충분한 판단 시간을 보장하려는 조치다.

자사주 취득·소각·보유 현황은 당해 연도뿐 아니라 최근 3년간의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기업이 실제로 주주환원을 얼마나 이행했는지 투자자가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2017년 자율공시로 도입됐다. 올해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의무 공시 대상이 확대돼 10월 말 기준 826개사가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이달부터 상장사 공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컨설팅과 교육,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변경된 공시 기준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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