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들어야 할 목소리 외면' 추궁…0~2세 영아 지원 공백도 도마
“'후지다'는 표현은 표준용어와 비속어의 중간치 되는 개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4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내놓은 해명이다. 국민의힘 도의원은 강연 취소 요구를 '후졌다'고 적은 교육감의 페이스북 글을 놓고 세 차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안 교육감은 "사과 대신에, 정치적인 정쟁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며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교육부 장관까지 강사 교체를 권고하겠다고 했던 강연은 예정대로 열렸고, 논란은 교육감의 언어와 반대 학부모를 대하는 방식으로 옮겨붙었다.

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김선희 경기도의원(국민의힘·용인6)은 이날 제39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대집행부 질문에서 안 교육감이 10월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문제 삼았다. 안 교육감은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의 도교육청 강연 다음 날 "특정 이념에 갇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강연 취소를 요구한 목소리는 한마디로 '후졌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경기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이 들어야 할 목소리는 안 듣고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에 대해 사과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안 교육감은 '후지다'를 표준어와 비속어의 중간쯤으로 설명한 뒤 "제가 그 부당한 요구에 굴복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스스로 정치적 중립과 교육자치를 훼손한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의원이 "다시 한번 정중하게 말씀드린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적절하지 않은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재차 묻자 안 교육감은 "저는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부당한 외압에 대해서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세 번째 요구에도 답은 같았다. 사과 대신 정쟁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말이 돌아왔다.
공방은 강연 당일 현장으로 옮겨갔다. 김 의원은 도교육청이 아무런 지침도 없이 강연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출입을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안 교육감은 "행사를 방해하려고 고성을 지르고 그런 분들을 의원님께서는 (입장을) 허용하겠느냐"며 "그분들 정체가 어떤 분들인지, 어디 사시는 학부모들인지 알려주시면 제가 개별적으로 (만나) 일일이 다 해명해 드리겠다"고 맞받았다.
강연은 10월 28일 오후 수원 경기도교육청 5층 대강당에서 ‘2026 경기교육 대전환 명사 초청 강연회'로 열렸다. 300여 명이 자리했고, 강연 시작 직후 한 여성이 강연장에 들어와 중단을 요구하며 소리치기도 했다. 청사 밖에서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이 강사 선정 경위 공개와 교육감 사과·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입을 막은 기준을 두고 김 의원과 안 교육감의 설명은 엇갈렸다.
황 소장은 과거 한 강의에서 6·25전쟁을 미국이 일으켰다는 취지로 말해 편향성 논란을 빚었고, 전후 맥락을 자른 '악마의 편집'이라고 해명했다. 그가 강연자로 초청되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강연 취소를 요구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10월 23일 초청 경위와 선정 기준 공개도 요구했다.
같은 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강연 내용을 재고하는 것이 맞겠다며 안 교육감에게 강사 교체를 권고하겠다고 했다. 주민 직선으로 뽑힌 교육감에게 이 권고의 법적 강제력은 없다. 반면 경기도초등역사교육연구회와 경기도중등역사교육연구회는 같은 날 공동성명을 내고 정치권이 교사의 수업에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강연 주제가 편향성 논란과 무관하다며 '역사를 역사답게, 교육을 교육답게'를 주제로 항일무장투쟁사 강연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교육감을 향한 문제 제기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최순자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2일 의원실에서 도교육청 유아교육 담당자로부터 2027년도 누리과정비 본예산안 편성 현황을 보고받았다. 그는 0~2세 영아가 현행 누리과정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고 교육청 예산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내용은 4일 도의회를 통해 공개됐다.
최 의원은 "법적 근거만을 이유로 한계를 두지 말고, 교육감 재량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찾아 경기도가 전국에서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내년 조직개편으로 유아교육과가 영유아 업무까지 맡게 되는 만큼 0~2세 지원 방안과 법적 근거를 검토해 공유해 달라고 요구했다. 원아 감소로 기존 유치원 운영이 어려운 만큼 단설유치원 신설에 앞서 수요 조사를 하고 리모델링 등 기존 시설 활용 방안부터 살펴야 한다고도 했다.
도교육청이 2일 도의회에 제출한 2027년도 경기도교육비특별회계 본예산안은 24조7772억원이다. 올해보다 1조8513억원(8.1%) 늘었다.
이날 대집행부 질문에서는 교육 현안 질의도 잇따랐다. 유호준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남양주6)은 RAS 프로젝트의 사서교사 배치 문제를, 장승희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구리1)은 학교 신설과 교육지원청 분리 문제를 짚었다. 김선희 의원은 경기교육 5대 정책의 성과관리 체계도 따져 물었다. 도의회는 12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정례회에서 도교육청 예산안을 심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