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 13.2% 집중…공무원 보호·법 개정 촉구

노조가 공개한 청구 건수는 2166건으로 전체의 약 13.2%에 달한다. 세부 검토 항목도 2만건을 넘는다는 것이 노조의 추산이다.
특히 화성시가 행정업무 방해를 이유로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공무원노동조합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 범위와 공무원 보호 문제가 동시에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는 4일 오전 11시 화성시청 본청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복적이고 과도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대응 기준 마련과 담당 공무원 보호대책, 정보공개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을 비롯해 경기지역본부 간부와 도내 시군 지부장,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화성시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화성시에 접수된 정보공개 청구는 총 16399건이다. 이 가운데 특정 청구인 1명의 청구가 2166건으로 약 13.2%를 차지했다.
노조는 청구 1건에 평균 10개 안팎의 세부 항목이 포함돼 실제 검토 대상은 2만건을 넘는다고 추산했다. 자료 수집과 공개 여부 판단, 이의신청 처리까지 겹치면서 담당 공무원들의 행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청구가 특정 시기에 집중된 사실도 확인됐다.
화성시가 10월 22일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에는 1월 14일부터 10월 21일까지 접수된 정보공개 청구가 1784건으로 기재됐다. 이 가운데 1666건은 9월 1일부터 10월 21일까지 51일 동안 접수됐다.
해당 기간 하루 평균 약 32.7건이다. 고발장에 기재된 전체 청구의 약 93.4%가 이 기간에 집중된 셈이다.
화성시는 특정 청구에 대한 자료 검색과 처리 업무가 집중되면서 정상적인 행정업무 수행에 지장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노조 역시 담당자들이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반복적인 이의신청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스트레스와 무기력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에게 제공해야 할 행정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갑티슈 2000개로 탑을 쌓는 상징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특정인에게 집중된 정보공개 청구 규모와 담당 공무원들이 체감하는 업무 부담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다.

최태성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화성시지부장은 "이번 투쟁은 시민의 정당한 알권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취지를 악용해 공무원을 괴롭히는 행태를 바로잡고 공무원 노동자의 생존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지부장은 현장에서 "저희도 시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호소하며 정당한 민원에 충실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성시는 이미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화성서부경찰서는 10월 22일 화성시장 명의로 제출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화성시는 청구인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정보공개 청구 경위와 실제 행정업무에 미친 영향, 혐의 성립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청구인 측은 업무방해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
지역 주간지 기자인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감사 청구와 관련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부존재·비공개 등의 답변을 받아 청구 항목을 세분화해 다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청구 건수가 증가했을 뿐 공무를 방해할 목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정보공개 청구는 법률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다. 청구 건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14년 12월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가 명백한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 그 행사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정보 취득이나 활용 의사 없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오로지 담당 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청구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다만 해당 판례는 정보공개청구권의 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이다. 이번 사건에서 화성시가 고발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성립하는지는 별도의 형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노조는 개별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와 별개로 담당 공무원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화성시지부가 제시한 대응 방안은 △괴롭힘 목적의 반복적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처리기준 마련 △특이민원 해당 여부 검토 △피해 공무원의 법률·심리 지원 △특별휴가 등 보호체계 구축 △정보공개법 개정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주간 평일 점심시간에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 동탄역과 병점역, 향남2 로데오거리 등에서는 시민 홍보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면담해 정보공개법 개정 의견서를 제출하고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도 추진한다.
전국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도 이날 연대발언을 통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화성시는 경찰 수사를 통해 고발한 청구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다투고 있으며, 노조는 공무원 보호와 반복 청구 대응체계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청구인 측은 정당한 정보공개 청구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