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후폭풍, 코스피 하루 7%p 출렁…2.5조 외국인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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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2%오른 5683.80, 코스닥 지수는 1.50% 오른 714.9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되며 낙폭이 4%를 넘어서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오후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 마감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에 따른 정치·정책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고점과 저점 간 7%포인트(p) 이상 벌어지는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장 초반 강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4% 넘게 급락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01포인트(0.62%) 상승한 5683.80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43% 오른 5786.13으로 출발한 뒤 개장 직후 5828.13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곧바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고, 장중 한때 4.02% 급락한 5421.72까지 밀려났다. 오후 1시 30분을 기점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빠르게 낙폭을 줄여 강보합권에 안착했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장 직후 매수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장중 매도로 돌아서며 코스피 시장에서 총 2조502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1442억원, 1조136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 주가 흐름도 지수와 궤를 같이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AI 및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장 마감 후 AMD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가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각각 4%대, 5%대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장중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삼성전자는 5.24% 하락한 20만8000원, SK하이닉스는 6.80% 내린 130만3000원까지 밀렸다가 정규장 마감 무렵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이날 장중 급락은 아시아 증시 전반에서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한국시간 오전 중 나스닥100 선물지수가 한때 2.44%까지 급락하자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흔들렸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4.84%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1.42% 하락한 62188.63에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장중 3%대 약세를 보인 끝에 0.83% 내린 42948.91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100 선물지수 또한 장 후반 들어 하락 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견됐던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장중 급격히 흔들린 배경으로 '예상을 뛰어넘은 민주당의 압승'을 꼽는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압도적으로 장악할 경우 AI 인프라 확충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즉각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오하이오와 일리노이 등 미국 10여 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주민투표에서 개발 반대 및 유예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충 비용을 개발 기업에 부과하는 규제를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 수요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했다.

정치적 교착 상태에 따른 국정 혼란 가능성도 장중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기 레임덕으로 인해 내달 11일 만료되는 임시예산안(CR) 연장이나 내년 9월 말까지 적용될 정식 예산안 처리가 지연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거나 대이란 군사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는 월가 일각의 경계감도 하방 압력을 키웠다. 다만 오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기존의 산업 불안을 일시적으로 자극했으나, 과도한 공포보다는 양면적인 영향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양원 장악은 여론조사상 유력한 시나리오였으나,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경합주에서도 승리가 유력해지는 등 예상을 웃도는 압승이 나온 점이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AI 수익성 논란과 투자 사이클 축소 우려 등 기존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레임덕 심화와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강화 가능성이 맞물리며 AI 인프라 투자 지연 및 반도체 수요 가시성 약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우려는 이미 중간선거 기본 시나리오에 포함돼 있던 사안으로 실제 규제 강화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이 현 정부의 확대 재정 정책을 억제해 시장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미·이란 전쟁 확전 위험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통상 미국 선거 당일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았던 만큼, 현재는 관망세를 유지하며 미국 본장 결과를 확인한 뒤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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