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제한 찬성 70% 넘어도 실효성 논란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받는 기능 중 하나는 '무한스크롤'이다. 무한스크롤은 새로운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해 청소년들을 붙잡는 대표적인 SNS 기능이다. 자동재생역시 별도의 조작 없이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도록 한다. SNS가 사실상 마약 중독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엔 이같은 기능들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사실상 자기조절을 어렵게 하는 데에 있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 조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보면 청소년의 SNS 이용 과정에서 6가지 기능(무한 스크롤·맞춤형 추천·사회적 반응 확인·자동재생·사회적 지표 제시·푸시 알림)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능에서 '무한 스크롤'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용 기록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시하는 '맞춤형 추천'은 94.0%로 비슷했고, 다른 이용자의 '좋아요', 댓글 등 '사회적 반응 확인'은 91.7%, 하나의 콘텐츠가 끝나면 다음 콘텐츠가 이어지는 '자동재생'에 대해선 89.8%가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신체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정신적·심리적으로도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숏폼 등 재미 위주의 콘텐츠에 지속해서 과몰입할 경우 수면 부족과 집중력 저하, 우울·불안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도덕적 판단이 약해지고,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정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매체 접근의 자유가 중요하더라도 이같은 해악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게 찬성론의 논리다.
조상식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SNS 접근의 자유는 보편적인 가치지만 판단 능력과 정신적·정서적 성숙이 충분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교육적 보호의 필요성이 더 크다"며 "청소년의 자율성과 매체 접근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미성년 학습자를 보호하기 위한 교육적 조치에 더 큰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SNS 규제에 대한 찬성 여론도 높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9월 발표한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 조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0.7%가 연령에 따른 SNS 이용 제한에 찬성했다.
문제는 규제 실효성이다. 이용 금지 카드를 꺼낸다고 해도 부모나 형제 등 타인의 계정으로 규제를 우회하거나 허위 연령 입력 등을 이용할 경우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용이 제한되지 않는 다른 서비스로의 풍선효과, 연령 확인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개인정보 수집 등도 반대 이유로 꼽힌다. 실제 청소년의 SNS 규제 스타트를 끊었던 호주는 16세 미만에 대한 SNS 금지 이후 계정을 잃은 청소년 중 상당수가 계정 없이 계속 SNS를 이용했다. 실제 이용을 중단한 비율은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3% 수준에 그쳤다.
과거 게임 셧다운제의 시행착오 역시 되짚어볼 대목이다. 정부는 2011년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인터넷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했지만 실효성과 자기결정권 침해 논란 끝에 결국 11년 만에 폐지했다.
기본권 제약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헌법재판연구원은 2024년 9월 발표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에 관한 헌법적 검토' 보고서에서 SNS 규제가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해 콘텐츠 노출 등 위험성이 있지만 소통과 정보 습득 등으로 인한 긍정적인 기능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연령 확인을 강화하더라도 완전한 우회 수단 차단은 어려울 것"이라며 "규제 이후에도 실제 이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위험 유형에 맞춰 정책 설계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