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PA, 주총 결의로 ‘권리자 전원 동의’ 보완 건의
美 56곳, OKXICE 거래에 이의…JP모건은 DTCC 참여

국내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상장주식을 토큰증권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 전원의 동의를 어떻게 얻을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토큰화 주식 거래의 제도권 편입에 앞장서 온 미국에서는 별도 거래 플랫폼이 제3자가 토큰화한 주식을 거래하려 하자, 초기 거래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 대부분이 자사 주식 거래에 이의를 제기하며 한계에 부딪혔다.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1일까지 토큰증권 관련 하위법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 근거를 담은 개정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은 내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사채, 신탁 방식의 비상장주식 등부터 단계적으로 토큰화를 추진한다. 상장주식은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토큰화 모델을 검증하고 시범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주식을 토큰증권으로 전환할 때는 소유권을 기록하는 장부도 바뀐다. 개정 전자증권법은 이미 발행된 전자증권을 토큰증권으로 바꾸는 경우 기존 권리자 전원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주주가 많은 상장사의 경우 전원의 동의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에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는 전일 금융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전원 동의 요건을 주주총회 결의 등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향후 법 개정 과제로 제시했다. 같은 종목을 기존 전자증권과 토큰증권으로 나눠 관리하면서 투자자가 원할 때 보유분을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경우 한시적 면제 제도에 따라 플랫폼은 발행사와 무관한 제3자가 토큰화한 주식을 취급하기 전 해당 기업에 통지해야 한다. 기업이 통지를 받은 뒤 30일 안에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면 해당 플랫폼은 그 주식 토큰을 거래할 수 없다.
미국에서도 발행기업의 이의제기가 잇따른다. 가상자산 거래소 OKX와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합작사 OKXICE는 해당 방식으로 거래를 추진했지만 발행기업들의 이의제기에 가로막혔다. 초기 거래 대상에 오른 기업 중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 등 49곳이 자사 주식의 토큰화 거래에 반대했다. 초기 명단에 없던 기업까지 합치면 이의를 제기한 곳은 총 56곳이다.
개별 기업의 반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스닥이 토큰화 자체를 지지하면서도 기존 증권시장에 준하는 규제와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OKXICE에서 자사 주식의 토큰화 거래에 이의를 제기한 JP모건은 지난달 미국 예탁결제기관 DTCC의 토큰화 서비스 이용 계약을 맺었다.
DTCC의 예탁 자회사 DTC는 원본 증권을 보관하면서 해당 증권에 대한 권리를 토큰으로 발행한다. 제3자가 토큰화한 상장주식을 별도 시장에서 거래하도록 하는 OKXICE와 달리, 기존 예탁기관이 원본 증권의 보관과 토큰화 이후의 권리 관리를 직접 맡는 구조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행기업의 이의제기가 늘면 플랫폼이 거래할 종목을 확보하고 초기 유동성을 형성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발행기업의 협력과 함께 배당·의결권 등 기존 주주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