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억 리모델링 멈춘 경기교육청 국제교육원…이미 쓴 설계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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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반년여만에 의정부로… 정확한 "충분한 근거와 책임있는 대책을"

경기도교육청이 315억원을 들여 '미래형 국제교육공간'으로 바꾸겠다던 성남 옛 청솔중 부지를 두고 반년여 만에 방향을 틀었다.

올해 초 평택에서 성남으로 옮겨온 국제교육원을 2027년 3월을 목표로 의정부 북부청사로 다시 옮기겠다는 것이다.

도의회에서는 리모델링 설계비 등 일부 예산이 이미 집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돈을 어떻게 정리할지, 다시 옮기는 데 얼마가 들고 얼마를 아끼는지는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정용한 경기도의원(국민의힘·성남8)이 2일 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국제교육원 재이전의 타당성과 교육행정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정용한 경기도의원(국민의힘·성남8)은 2일 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경기도교육청국제교육원 재이전의 타당성과 교육행정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좌장을 맡은 정 의원은 "이미 행정절차를 거쳐 추진한 사업을 변경한다면 교육청은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근거와 책임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평택→ 성남→ 의정부… 2년도 안 돼 세 번째 주소

국제교육원은 1997년 평택 안중에서 '경기도외국어교육연수원'으로 문을 열었다. 2017년 경기도언어교육연수원, 2024년 경기도교육청 국제교육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청솔중은 학생 수 감소로 2025년 3월 문을 닫은 분당신도시 첫 폐교 학교다. 임태희 전 교육감 시절 교육청은 이 부지로 국제교육원을 옮기기로 했고, 국제교육원은 올해 초 성남으로 이전했다.

리모델링 청사진도 나와 있었다. 박숙열 국제교육원장은 5월 약 315억 원을 들여 2년간 '미래형 국제교육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9월 본관동 공사에 들어가 내년 말 준공한다는 일정이었다.

방향은 10월 1일 바뀌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분당을 지역위원장과 함께 옛 청솔중 현장 간담회에서 이전 계획을 전면 철회한다고 밝혔다. 평택국제교육원이 연수원 기능을 충분히 하는 상황에서 300억 원 이상을 들여 도심으로 옮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교육청은 이후 국제교육원을 의정부북부청사로 옮기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했고, 국제교육과 국제교류협력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할 계획이다.

△ 315억은 계획, 8억여원은 집행…나머지 숫자는 비어 있다

정 의원은 토론회에서 기존 조성사업에 약 315억원이 계획됐고 설계비 등 일부가 이미 집행된 점을 짚으며 사업 변경에 따른 재정 영향과 처리 방안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0월 12일 기자회견에서 315억원은 이미 쓴 돈이 아니라 2025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서 통과된 예산이며, 성남 이전을 위한 리모델링 설계비로 8억여원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리모델링 예산을 쓰지 않고 남겨둘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비어 있는 숫자는 그다음이다. 집행된 설계비의 정확한 금액과 설계 계약 정산 방식, 북부청사로 옮기는 데 드는 공사비와 이전비, 재이전으로 아끼는 금액은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와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김현석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부위원장도 토론에서 성남 이전 결정과 의정부 재이전 추진 과정에서 교육청이 내놓은 근거를 비교하며 정책 변경 경위와 예산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교육청, 재정 악화 들어 재검토…설명 부족엔 유감

교육청은 재정을 앞세웠다. 이필엽 경기도교육청 정책기획담당 사무관은 교육재정 악화로 대규모 시설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부청사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국제교육 기능을 개편하는 방향도 소개했다. 다만 재이전 결정에 앞서 도의회와 지역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북부 쪽 논리도 있다. 조병진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의정부4)은 10월 30일 교육청 직속기관 23곳 가운데 17곳이 경기남부에 몰려 있다며, 이전 과정에서 재정 낭비와 학생 교육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교육청·의정부시·의정부시의회·도의회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꾸리자고 제안했다. 기존 외국어교육과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끊겨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입학홍보처장은 성남과 의정부의 교육 접근성, 지역사회 영향, 정책 변경의 타당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했다. 교육적 효과와 재정 비용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기존 계획 유지와 권역별 교육서비스 확대 같은 대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 폐교 때 약속 또 바뀌나…옛 청솔중 부지 해법은 아직

성남 쪽 반발도 이어졌다. 백진규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체육위원회 부위원장은 성남 이전이 주민 의견수렴과 행정절차를 거쳐 추진된 사업이었다며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계획이 바뀐 데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를 전했다. 이연림 늘푸른중학교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장은 국제교육원의 성남 유지를 기본 입장으로 내놓고, 재이전이 불가피하다면 교육적 효과와 재정적 타당성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라고 했다. 변건석 시사&스포츠 대표기자는 교육정책이 정치적 판단보다 학생의 교육환경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객석의 질문은 돈과 땅에 몰렸다. 주민들은 기존 조성사업에 들어간 예산의 처리, 재이전 결정의 근거, 옛 청솔중 부지의 활용 계획을 따져 물었다. 일부 주민은 폐교 과정에서 교육당국이 내놓았던 약속이 다시 바뀌는 데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10월 1일 간담회에서는 주민들이 도서관과 유스센터, 문화체육시설 같은 공간을 원한다는 목소리가 전해졌다.

교육청은 옛 청솔중 부지 활용 방안을 성남시와 지역사회 의견을 들어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재이전 이후 부지가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며 주민 활용 공간을 만들겠다는 원론적 설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활용계획과 실행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 정용한 "끝까지 살피겠다"…도의회 검증 예고

정 의원은 10월6일 도교육청 업무보고에서도 철회 판단 근거와 주민 의견 수렴 여부를 따졌고, 철회 검토 경위와 재정 판단 근거 공개, 주민과 시·도의원이 참여하는 공개의견수렴 절차 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국제교육원의 재이전 여부만큼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충실히 반영되는가 하는 문제"라고 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교육적·재정적 문제와 주민들의 우려를 면밀히 검토하고, 발제와 토론에서 제시된 의견들이 실제 정책 검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경기도의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제도적 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교육원 재이전의 타당성과 기존 부지 활용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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