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응급실 압수수색 최소화⋯의료진과 사전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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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찰청장 직무대행 만나⋯필수의료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
응급실 사망사고 신고 시 관리자와 사전 협의⋯비진료공간 우선
아주대병원 압수수색 논란 후속 조치⋯의료계 의견 반영

▲정은경(왼쪽) 복지부 장관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과 관련해 김종철(왼쪽)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나 필수의료 분야 수사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경찰이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사고 수사 과정에서 환자 진료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응급실 사망사고 신고가 접수되면 병원 관리자와 사전 협의하고, 압수수색은 비진료공간을 우선 활용하는 등 수사 절차를 개선한다. 최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양 기관은 의료계와 현장 수사관의 의견을 수렴해 응급실 등 필수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구체적인 수사 지침을 마련하고 전국 수사 현장에 조속히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경찰은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사망사고 관련 112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 출입 전 관리자와 사전 협의하기로 했다. 수사 업무는 가급적 응급진료와 무관한 공간에서 처리하고, 긴급 진료와 의료 장비ㆍ전산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증거를 확보할 방침이다.

압수수색도 필요한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진행한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범죄 혐의와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실시하고, 비진료공간에서 우선 집행하기로 했다. 행정ㆍ전산 담당자와 먼저 협의하는 등 수사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영장을 집행한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참여권 보장 등 적법 절차와 영장에 명시된 집행 조건도 철저히 준수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둘러싼 논란에서 비롯됐다. 경찰은 환아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9월 30일 해당 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의료계는 중증 소아환자들이 치료받는 응급실에 수사 인력이 진입하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진의 진료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상진 경찰청 형사국장과 김홍근 경기남부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경찰 지휘부는 지난달 29일 아주대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면담했다. 경찰은 응급의료 현장의 전문성과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의료진이 겪은 압박과 정신적 피해에 공감한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역 인근 회의실에서 류정민 대한소아응급의학회 회장 등을 만나 필수의료 분야 수사와 관련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당시 학회는 응급실 등 필수의료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가급적 자제하고, 수사에 필요한 자료는 임의제출을 우선 요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사 과정에서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을 보호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증 소아환자 이송체계 강화와 소아응급의료 인력에 대한 공공 지원 확대, 응급의료 관련 갈등이 112 신고나 형사 고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대국민 캠페인 추진 등도 제안했다. 정 장관은 현장 의견에 공감하며 경찰청과 협의해 필수의료 현장에 적용할 지침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필수의료 분야의 장기적 유지를 위해 현장 의료진이 불안감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의료계 및 경찰청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경찰은 그간 의료 현장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존중하며 신중하게 수사해 왔으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그 원칙을 더욱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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