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이 SNS에 직접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의 뜻을 분명히 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 글이 논란을 낳고 다시 해명을 부르면 소통의 무게중심도 달라진다.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보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가 더 큰 쟁점이 된다. 정책을 설명하려던 대통령의 말이 대통령 자신을 설명하는 데 쓰이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다문화가정 보호 정책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생기는 불리함을 줄이고 한국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개별 제도의 불합리성을 손보려는 것도 보호 정책 전체가 공격받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따져볼 만한 정책적 주장이다.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과 모든 지원 기준을 그대로 두는 것은 별개다.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이 있다면 고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이 대통령은 이같은 정책 설명에 앞서 자신이 다문화를 언급했다가 차별하거나 공격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지원 기준의 합리성을 따지려던 문제 제기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무엇을 고칠지 설명하기 전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부터 해명해야 했던 셈이다.
대통령의 SNS가 안고 있는 역설이다. 직접 소통은 중간 전달 과정의 왜곡을 줄일 수 있지만 정치적 해석까지 통제할 수는 없어, 논란을 풀려던 말이 또 다른 해명을 부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다문화가정 보호 정책과 관련한 논란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직접 소통을 중시하는 이유는 이해할 만하다. SNS는 오랫동안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이었다. 정치적 공격을 받을 때 직접 반박하고 호소하며 돌파구를 마련해왔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직접 설명하는 방식이 정치적 방어력을 키워온 셈이다.
다만 대통령의 소통은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다문화가정 지원 기준을 재검토하겠다는 말에 당사자들은 지원 대상과 혜택이 달라지는지부터 궁금해한다. 차별하려는 뜻이 아니었다는 설명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질문이다.
반박의 표현이 새 논쟁을 만들면 이런 질문에 답할 기회도 줄어든다. 어떤 기준을 왜 고칠지보다 누구를 겨냥한 말인지, 표현은 적절했는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진다. 참모는 발언의 취지를 설명하고 언론은 그 해명을 확인하느라 정작 제도 개편의 근거와 영향을 따지는 일은 뒤로 밀린다. 해명이 반복될수록 국정의 역량도 분산된다.
대통령이 모든 비판을 감수하고 침묵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과 다른 주장에는 대응할 필요는 분명 있다. 하지만 표현을 둘러싼 공방만 길어졌다면 전달 방식도 돌아봐야 한다. 논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일과 정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회를 편 가르고 적대하게 만드는 선동을 우려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이 SNS에 직접 쓴 말도 그런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발언의 진의를 둘러싼 공방이 정책의 근거를 따지는 토론으로 이어지는지, 반박 뒤에도 다른 의견이 들어설 여지가 남는지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대통령의 SNS가 오랜 정치적 자산을 넘어 국정의 신뢰를 쌓는 통로가 될 수 있을지도 여기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