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락 땐 정부가 대량매입…LH 활용 가능하지만 재원 마련은 숙제 [李의 집값 진단,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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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매입임대 확대·공공리츠 등 활용 가능
기존 공공임대 공급 확대에 추가 매입 부담
정부 재정지원·공공기관 비용 분담이 관건

정부가 집값이 급락하면 주택을 대량 매입해 공적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실제 시행까지는 재원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기존 매입임대 사업을 확대하거나 별도 매입기구를 활용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재정 부담이 걸림돌로 꼽힌다.

3일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 공적임대주택 용도로 주택을 대량 매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8월 주택가격 급락에 대비한 공공주택 대량매입 시스템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힌 데 이어 관련 구상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별도의 매입기구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공공기관의 매입임대 사업을 활용하는 방식이 가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LH와 지방주택도시공사 등이 기존 주택이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 뒤 공공임대로 공급하고 정부가 주택도시기금 출자·융자 등을 통해 매입비를 지원하는 구조다.

실제 공공이 시장에서 주택을 대량으로 사들인 전례도 있다. 2008~2010년 LH와 전신 대한주택공사는 금융위기 당시 지방 미분양 아파트 7058가구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했다. 2013~2014년에는 '희망임대주택 리츠'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의 주택 1070가구를 매입한 뒤 임대로 운영했다.

정부는 이미 공공임대 확보를 위한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LH가 3월 발표한 올해 매입 추진 물량은 3만8224가구다. 이 가운데 신축매입약정이 3만4727가구, 기존주택 매입이 3497가구로 신축 중심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도권 매입임대 9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 중 6만6000가구를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매입을 늘리기 위해 7월부터 일부 가구만 사들이는 부분매입을 허용하고 규제지역의 최소 매입 기준도 10가구로 낮췄다. 8월 발표한 공급대책에는 수도권 규제지역 민간분양의 미계약 잔여물량을 LH 등이 우선 매입해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그러나 대량매입 구상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다. 현재 LH 매입임대는 주택도시기금의 지원과 LH 자체 조달 자금을 함께 활용한다. 정부 지원을 늘리지 않은 채 매입 규모만 확대하면 공공기관의 차입 부담이 불어날 수 있다. 반대로 재정 투입을 확대하려면 다른 주거복지 사업과의 예산 배분도 검토해야 한다.

LH에 따르면 매입임대주택 가구당 실제 매입비는 2021년 1억9500만원에서 지난해 3억27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정부 지원단가는 1억6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제 매입비 대비 정부 지원 비율은 82.1%에서 52.0%로 떨어졌다.

매입가격과 입지 선정도 관건이다. 하락장에서 공공이 비싼 가격에 주택을 매입하면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임대수요가 부족한 주택을 무리하게 확보하면 장기 공실 위험이 생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존 LH 매입임대 사업을 활용하면 주택 대량매입 자체는 가능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공공임대 공급 물량에 추가 매입까지 더해지면 재원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라며 "단순히 LH에 매입 물량을 늘리도록 하기보다는 정부가 별도 재원을 확보하고 공공기관과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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