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조 쥔 호반그룹, 한진칼 추가 매입할까…핵심 계열사 금고 털어보니 [한진칼 지배구조 변곡점]

기사 듣기
00:00 / 00:00

▲호반건설 사옥. (사진제공=호반건설)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최대주주 등극을 눈앞에 둔 호반그룹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실탄은 빠듯한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 11.50%를 쥔 호반건설은 본업 현금 창출력이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2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도 2716억원에서 136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728억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현금 유출을 겪었다. 연결 현금성자산은 1년 새 1조8685억원에서 1조1916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총차입금은 6911억원에서 1조796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1년간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을 집중 매집해 지분율을 8.34%로 끌어올린 호반호텔앤리조트 역시 추가 매입 여력이 팍팍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강원 고성 화진포 복합리조트 개발 등 6800억원 규모 지출을 앞두고 있어 추가 현금 동원은 쉽지 않다.

호반산업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8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장·단기 금융부채는 1조5405억원으로 1년 새 6400억원 급증했다. 호반산업은 별도 기준으로 6965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 0.15%를 보유한 ㈜호반도 1539억원 규모 현금성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 주력사인 대한전선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521억원과 4조3073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그러나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 등 본업 설비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한편,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함에 따라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2022년 KCGI가 보유했던 지분을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자리 잡은 이후,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꾸준히 지분 범위를 넓혀온 결과다.

호반건설 측은 기업결합 신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추가 지분 매입으로 최대주주에 등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분율이나 현재 최대주주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공식 공시를 통해 확인해 달라고 선을 그었다.

한진칼 측 역시 지분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관련 공시가 발표돼야 정확한 지분 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상장사 지분을 15% 이상 확보하거나, 이미 15% 이상을 쥔 상태에서 추가 취득으로 최초 최다출자자가 될 경우 의무적으로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