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내외를 포함해 공군 1호기 탑승자 168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외교부는 일단 해킹보다는 유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안 관리 실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3일 공군 1호기 탑승자 개인정보 노출 사태와 관련해 "사전에 해당 유출 사실을 확인한 즉시 관계기관에 수사와 조사를 요청했으며, 현재 경찰청을 비롯한 관계기관 협조하에 유출 경위 파악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킹 등이 아닌 유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해킹이 아닌 유출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그렇게 판단하는 기술적 근거가 있냐는 질의에 “관련 PC 및 이메일 등에 대한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조사를 통해 해당 문서의 생산, 전달 경로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며 “경찰청이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현재로서는 유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사이버 보안 관련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해킹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한 해킹 관련 전문가는 “외교부에서 해킹한 흔적이 없다고 얘기를 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없다는 것일 뿐”이라며 “기술 좋은 해커가 문 따고 들어와서 우리가 모르는 방법으로 흔적을 다 지우고 나가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상에서 일어난 일은 100% 단정할 수 없고 특정 지을 수 없다”며 “파일이 어떻게 유출되기 시작했는지 조사해야 하고 문제를 찾아내면 대책은 적절했는지 또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가 노출된 개인정보의 추가 확산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안일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공군 1호기 탑승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다크웹 등을 통한 추가 확산이나 유포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관계 기관과 함께 유출 경위를 철저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보안 소식통은 흔적이 없다는 설명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인터넷상에 자료가 하나 나가면 컴퓨터 수만큼 복사가 됐다고 봐야 하고 이미 다운 받고 여기저기 다 퍼졌는데 삭제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외교부의 안일한 보안 인식도 문제라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에도 국립외교원 온라인 교육시스템(외교배움e)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외부 해커가 시스템 취약점을 악용해 약 10개월간 서버를 장악하고 전·현직 외교관 등 최대 1만여 명의 신상 정보를 유출한 사건으로, 외교부는 관계기관 통보로 2월 해킹 사실을 인지하기까지 아무 것도 몰랐다. 해당 사건은 아직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킹 사건과 관련해 결과가 나왔느냐는 질의에 ”사고 관련 해당 시스템 구축 당시부터 운영 과정 등 전반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와 경찰 수사가 현재까지 진행 중인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보안 사고가 잇달아 터지자 사이버 보안 소식통은 ”전반적으로 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의료기관, 정부부처 등 전방위적으로 해킹 의심 사건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사실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게 어렵긴 하지만 최고의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고 하는 것처럼 사전에 식별하고 선제적 대응을 해야되는데 정보통신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사전 차단 작전 등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여건”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