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베팅’ 호반의 한진칼 투자…경영권 경쟁 기대에 평가차익 1.5조원[한진칼 지배구조 변곡점]

기사 듣기
00:00 / 00:00

▲AI 기반 편집 이미지. (사진=AI생성)

호반그룹이 2022년부터 약 1조원을 투입한 한진칼 투자에서 공개 공시로 확인된 보유분만 1조5000억원대 평가차익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추가 지분 매입과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경영권 경쟁 기대를 자극하면서 주가 상승이 투자 성과를 키우는 흐름이다.

4일 한진칼 지분 공시와 호반건설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7월 10일 공시까지 확인된 호반그룹의 한진칼 주식 누적 매입금액은 약 1조41억원이다. 호반건설과 ㈜호반, 호반호텔앤리조트, 호반산업이 장내외에서 지분을 확보했다. 2022년 일부 지분을 매각해 회수한 약 1259억원을 차감한 순투입액은 약 8782억원이다.

당시 공시상 보유량은 총 1345만4674주다. 해당 물량에 이날 주가 17만5200원을 적용하면 평가액은 약 2조3573억원이다. 추정 취득원가 약 8037억원보다 약 1조5535억원 많고, 평가수익률은 193.3%다. 최근 추가 매입분의 규모와 취득단가는 확인되지 않아 계산에서 제외했다.

최근 주가를 밀어 올린 핵심 변수는 지분 경쟁 가능성이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한 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지분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7월 공시 기준 호반그룹 지분율은 20.15%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20.57%와 격차가 0.42%포인트에 불과했다.

조 회장도 2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 총 370억5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의결권 있는 보통주 기준 지분율은 약 0.49%포인트 높아진다. 한진그룹은 호반 측 움직임과 무관한 책임경영 차원의 매입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양측의 추가 지분 확보가 맞물리며 매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주가는 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진칼은 지난달 30일 12만3900원에서 2일 13만4800원으로 8.80% 상승했다. 3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17만5200원까지 올랐다. 2거래일 사이 상승률은 41.4%다. 추가 매집과 경영권 방어 수요에 대한 기대가 주식의 수급 프리미엄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분 확대가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보장한 것은 아니다. 한진칼은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가 공개된 7월 10일 13만4700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달 22일에는 10만1500원까지 내려 해당 기간 24.6% 하락했다. 지분 경쟁 기대가 부각될 때 주가가 급등하는 동시에 기대가 약해지면 상승분을 되돌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계열사별로는 호반건설의 투자 성과가 가장 크다. 보유한 767만6827주의 취득원가는 감사보고서 기준 약 4607억원이다. 주당 17만5200원을 적용한 평가액은 약 1조3450억원으로, 평가차익은 약 8842억원이다. 호반호텔앤리조트의 556만6702주에서는 약 6524억원, ㈜호반과 호반산업에서는 각각 약 119억원과 약 50억원의 평가차익이 추산된다.

투자 초기에는 손실도 발생했다. 호반건설은 2022년 평균 6만원 수준에 취득한 주식 중 333만8090주를 같은 해 12월 주당 3만7715원에 매각했다. 평균 취득원가를 적용한 처분손실은 약 74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현재 보유분 평가차익과 합산한 투자 성과는 약 1조4791억원이다. 배당과 세금, 거래 비용 등은 제외한 수치다.

주가 상승은 이미 회계상 이익에도 반영됐다. 호반건설 별도 감사보고서상 한진칼 주식 장부금액은 2024년 말 약 5788억원에서 2025년 말 약 9519억원으로 늘었다. 취득원가가 같은 점을 고려하면 2025년 한진칼 평가이익은 약 3731억원으로, 같은 해 별도 영업이익 약 1086억원의 3.44배다.

한진칼 주식은 당기손익에 공정가치 변동을 반영하는 금융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매각하지 않아도 평가이익이 금융수익을 통해 세전이익에 반영되는 구조다. 호반건설의 별도 영업이익은 2024년 약 1221억원에서 2025년 약 1086억원으로 줄었지만 순이익은 약 2693억원에서 약 4817억원으로 증가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 등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2025년 한진칼 주식 평가이익이 약 6025억원으로 계산된다. 같은 해 연결 영업이익 약 1361억원의 4.43배다.

경영권의 향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진칼은 최대주주 변경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시점 또는 12월 1일까지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 측 우호주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과 산업은행 등의 지분도 있어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과 실제 경영권 확보는 다를 수 있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대주주 등극만으로는 경영권이 바뀌지 않아 지분 경쟁 프리미엄은 할인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프리미엄을 다시 볼 신호는 산업은행 10.58%의 매각 공시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