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파워 게임이 키우는 항공산업 재편 ‘불확실성’ [한진칼 지배구조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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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경쟁 격화…통합 앞두고 경영권 변수 부상
항공기 투자·노선 재편 등 중장기 전략 시험대
글로벌 항공동맹·LCC 통합까지 산업 전반 영향 촉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운항체제 전환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진칼을 둘러싼 지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의 최대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경영권 경쟁이 장기화할 경우 대규모 항공기 투자와 노선 재편, 통합 시너지 창출 등 중장기 경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달 17일 통합 운항체제 전환을 목표로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 통합은 국내 항공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항공기 운용과 글로벌 노선망, 정비 인프라, 조직과 인력을 하나의 체계로 재편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전날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370억5000만원에 추가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조 회장 측 지분율은 약 21.06%로 확대될 전망이다.

관건은 지분 경쟁이 통합 이후 경영 전략에 미칠 영향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주요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쳤으며 통합 이후 노선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복 노선 조정과 항공기 재배치, 정비·구매 체계 일원화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항공산업은 장기적인 투자와 의사결정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항공기 발주부터 실제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다 신규 기재 도입에 맞춰 조종사와 정비 인력을 확보하고 관련 시설도 확충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기단 현대화와 글로벌 노선망 확대를 위해 대규모 항공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자금 집행과 안정적인 투자 전략이 뒷받침돼야 하는 구조다.

경영권 경쟁이 장기화하면 이러한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주요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재무건전성 관리, 주주가치 제고 사이에서 경영진의 판단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와 투자금 회수를 중시하는 주주의 요구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항공사와의 협력관계도 중요한 과제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공동사업(JV)을 운영하며 북미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항공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통합 이후에는 확대된 노선망과 항공기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과 관계없이 기존 글로벌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이 요구된다.

항공산업 재편의 영향은 대한항공에만 그치지 않는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합과 노선 재배치, 항공기 정비·부품 공급, 지상조업 등 관련 산업 전반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통합 과정에서 중복 투자를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협력업체와 지방공항의 사업 기반을 유지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호반의 추가 매입 규모와 향후 지분 확보 전략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항공산업의 재편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주요 주주들이 장기 투자와 경영 전략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향후 통합 시너지 실현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반그룹은 "항공·여행·물류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과 한진칼의 기업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재무적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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