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만으론 성장 한계"…맥쿼리·KB발해인프라, AI·에너지로 투자 영토 확장

기사 듣기
00:00 / 00:00

맥쿼리 도로 투자 비중 54%…도시가스·데이터센터 등 비도로 자산 46%
하남 데이터센터 EBITDA 102% 증가…KB발해, GTX-C에 2200억 투자
민자사업 수익성 확보 어려워져 투자 다변화…차입 확대에 금융비용 부담도

▲하남 데이터센터 (제공=맥쿼리인프라)

국내 상장 인프라펀드들이 도로와 터널 등 전통적인 사회기반시설(SOC)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신규 민간투자 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데다 우량 자산을 둘러싼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투자처 발굴에 나선 셈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의 올해 9월 말 기준 투자 포트폴리오는 유료도로 54%, 도시가스 20%, 디지털 인프라 14%, 항만 9%, 철도 3%로 구성됐다. 도로가 전체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도시가스와 데이터센터 등 비도로 인프라 비중도 46%에 달한다. 맥쿼리인프라는 총 19개 국내 인프라 사업에 약 3조원을 투자한 상태다.

특히, 하남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인프라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자산이다. 맥쿼리인프라의 투자액은 4230억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14%를 차지한다. 하남 데이터센터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6억원으로 같은 기간 101.8% 늘었다.

데이터센터는 AI 서비스 확산과 클라우드 이용 증가에 따라 전력·통신 인프라와 함께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다. 장기 임대차계약을 통해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프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부지 확보와 인허가, 전력 공급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갖춘 자산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KB발해인프라 역시 도로 중심의 투자 구조에서 벗어나 신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보령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과 파인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추진한 데 이어 올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까지 투자 대상을 넓혔다. GTX-C 민간투자 사업에는 총 2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분투자 약 868억원, 중순위대출 384억원, 후순위대출 약 948억원으로 구성된다.

다만, 아직 KB발해인프라 포트폴리오의 중심은 도로자산이다. 지난달 말 기준 신대구부산고속도로와 용마터널, 수석~호평간 도로, 산성터널, 수원외곽순환도로 등 5개 도로에 투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장부상 투자액은 약 5787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약 59%를 차지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민간투자 시장은 전반적으로 사업 추진 속도가 둔화한 상황"이라며 "금리와 공사비가 상승한 데다 사업을 발굴해 실제 착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수익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투자 자금은 풍부하지만 투자할 만한 사업은 한정돼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대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도 변화도 신규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4월 민간투자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모 인프라투융자회사의 차입한도가 자본금의 30%에서 100%로 상향됐다. 유상증자 외에도 차입을 활용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셈이다. 맥쿼리인프라의 법정 차입한도는 기존 약 9891억원에서 약 3조2972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9월 말 기준 실제 사용 중인 차입금은 5898억원이다. KB발해인프라의 법정 차입한도 역시 약 825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과 회사채 잔액은 16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0억원보다 750억원 증가했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는 부담 요인이다. KB발해인프라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27억원보다 약 87% 증가했다. 맥쿼리인프라도 올해 3분기 순이익이 5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배당수익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신규 투자 확대와 함께 기존 투자자산의 수익성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IB 업계에서는 인프라펀드의 투자 영역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기존 도로자산을 빠르게 축소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면서 신규 투자자산을 점진적으로 편입하는 방식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투자의 경우 기존 민간투자사업은 여전히 비중 있게 가져가야 할 투자 대상"이라면서도 "특정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기보다는 위험 대비 기대수익률이 적절한 자산이라면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