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기업이 향후 10년간 글로벌 저탄소 산업에서 확보할 수 있는 시장기회가 약 1485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산업 전력화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저탄소 기술이 탄소 감축 수단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정KPMG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저탄소 전환이 여는 한국 산업의 성장기회: 주요 K-GX 기술의 시장 전망과 전략적 참여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관련 7대 핵심 분야로 △태양광 △해상풍력 △히트펌프 △전력망 △이차전지 △철강 △석유화학을 선정했다. 한국 기업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누적 시장기회는 약 1485조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제조업 전력화는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전력 소비가 늘어날수록 발전설비 확충뿐 아니라 송배전망 개선과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차세대 기술 상용화와 기자재 공급, 시공 역량을 활용한 해외시장 진출이 주요 기회로 제시됐다. 전력망은 단순 기자재 수출에서 벗어나 설계·조달·시공(EPC)과 시스템 운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중심의 수요 구조에서 ESS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강조됐다. 철강과 석유화학은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하면서 저탄소 공정과 바이오 원료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시장 성장성이 곧바로 국내 기업의 수익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저탄소 산업은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초기 투자비와 생산원가, 정책 지원, 장기 구매계약 확보 여부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정KPMG는 시장 규모만을 고려한 설비 증설보다 실제 수요와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검토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실증사업을 통해 기술 신뢰성과 운영 경험을 확보한 뒤 해외 프로젝트 수주로 연결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특히, 기자재 공급에 머무르지 않고 시스템 통합과 유지관리, 운영 서비스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면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탄소 산업의 경쟁력이 단순 제조능력에서 프로젝트 수행과 운영 역량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동석 삼정KPMG 지속가능성 서비스 리더 부대표는 "K-GX는 저탄소 전환을 한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기회로 연결하는 계기"라며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과 가치사슬 영역을 선별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정KPMG는 연내 해상풍력과 히트펌프, 전력망 등 3개 분야의 시장기회와 산업 경쟁력을 심층 분석한 후속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12월 중순에는 관련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