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전 준비’ 여인형 재판서 종합특검에 질문 공세…法 “직권남용 기준 알고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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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측 “이중기소이거나 특검 수사 대상 아냐”…공소기각 주장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12·3 비상계엄 사전 준비를 위해 ‘합동수사본부 시행계획’ 수정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첫 재판에서 재판부가 종합특검 측에 직권남용죄 성립 요건을 두고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여 전 사령관이 부하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특검 측에 잇따라 질문을 던진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3부(류창성·장성훈·오창섭 부장판사)는 2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 전 사령관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에 합수본 시행계획의 작성·개정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물었다. 특검 측이 방첩사령관에게 있다고 답하자 재판부는 시행계획 수정 작업을 수행한 부대원들이 고유 업무를 한 것인지, 사령관의 직무를 보조한 것인지 질문했다.

특검 측은 부대원들이 사령관의 직무를 돕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목적에 이용됐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불법 목적에 이용됐다면 직권남용 주장인 것 같다”면서도 “의무없는 일에 해당하려면 보조하는 공무원에게 자신만의 고유 권한이 있어야 하고, 그 권한을 넘어야 한다는 직권남용 기준을 알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거기에 해당하는 것인지 의견서를 내달라”며 “제 말 이해하셨죠?”라고 거듭 확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시행계획 수정에 따라 지휘체계나 수사 권한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가 발생하는지도 특검 측에 여러 차례 질문했다.

여 전 사령관 측은 이날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공소기각 또는 무죄 판결을 요청했다.

여 전 사령관의 변호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이 12·3 비상계엄과 연결된다면 이미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받고 있어 이중기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비상계엄과 관련이 없다면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어느 경우든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합수본 시행계획 보완 역시 통상적인 업무였다고 반박했다. 이는 매년 수행해 온 정기 업무로, 피고인이 부임하기 전부터 작업 중이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검 측에 구체적인 입증계획서와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다음 공판기일을 내달 30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앞서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시 국회의원 등의 체포를 원활하게 할 목적으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방첩사 기획관리실 소속 부대원들에게 합수본 시행계획을 수정하도록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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