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부터 주식 매도대금 하루 만에 받는다..."600개 기관 전산비용 추산은 내년 윤곽"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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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거래소에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초안' 브리핑에서 (왼쪽부터)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증권·선물본부장,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 최항진 한국예탁결제원 청산결제본부 본부장, 김희문 한국증권금융 기관금융본부장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헤주 기자)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1972년 이후 50여년간 유지해 온 'T+2'일 결제 체계를 T+1일 결제로 앞당기는 가운데,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600여개에 달하는 금융기관의 철저한 사전 준비와 충분한 기간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 나왔다. 전산 개발 비용은 각 기관의 시스템이 모두 달라 내년 중·하반기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며, 비용 분담 없이 각자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초안'을 발표했다.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마친 뒤 최소 6개월 이상 시장 전체 통합 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T+1일 결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T+1일 결제가 도입되면 국내외 금융기관은 확인과 정정, 보증, 상계, 환전 등 10단계 이상의 결제업무를 장 마감인 오후 8시 이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야간과 새벽에 모두 처리해야 한다.

전환 시점 산정 배경에 대해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2년여 전부터 유관기관과 주요 증권사가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운영하면서 가장 애로가 큰 집단인 증권사 설문조사와 해외 사례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제시한 것"이라며 "외국계가 포함된 600개 이상 금융기관의 여건이 달라 현재로서 특정 시점을 확정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이 결제주기 단축 시기를 연기한 영향에 대해 박 본부장은 "미국이 멕시코나 캐나다 등과, 유럽이 주변국과 비슷하게 가듯 같은 권역 내 시장들이 비슷한 시점에 가는 시기적 정합성이 중요해 영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결정적인 주원인은 금융기관 등의 사전 설명을 들으면서 현실적으로 이 정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산 개발과 인력 운용 등에 따른 전체 비용 추산은 내년 중하반기에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박 본부장은 "전산 개발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 인건비 등 종합적인 비용을 추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개발을 위한 요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같은 업권이라도 600여개 기관의 시스템이 각각 다 달라 현재까지 추산이 불가능하다"며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 같고 내년 중하반기에 가야 전체적인 비용 추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비용 분담은 없이 각자가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 전환에 앞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매도대금을 저렴하게 미리 찾아 쓸 수 있도록 이달부터 연 5% 중후반대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도 순차 출시한다.

결제주기 단축은 미결제 위험 노출 기간을 하루 줄여 시장 결제위험과 거래증거금 부담을 낮추고, 후선업무 자동화 및 글로벌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진화 과제다. 제도가 시행되면 주문 방식은 그대로지만 돈과 주식이 오가는 날이 하루 빨라진다. 매도자는 대금을 하루 일찍 받아 자금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매수자는 대금을 하루 빨리 내야 한다.

미수거래 투자자의 미수금 납부 기한은 T+2일에서 T+1일로, 미납 시 반대매매 시점은 T+3일에서 T+2일로 각각 하루씩 앞당겨진다. 착오매매 정정 시간도 하루 줄어들며, 배당이나 증자 등 주주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최종 매수일은 기준일 2일 전에서 기준일 직전일로 하루 늦춰진다.

반대매매 증가 등 개인투자자 보호 우려에 대해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개인투자자 보호 및 편익 분석은 아직 디테일하게 하지 못해 차차 진행할 예정"이라며 "개인투자자에게 매도대금 조기 수령 못지않게 더 큰 경제적 이익은 이틀간의 결제위험 노출 시간이 하루로 줄어 거래를 위해 납부해야 하는 증거금이 감소하고 거래비용 절감과 더 많은 레버리지 효과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T+2일 체계에서 이틀간 증권사에 묶인 매수자 대금은 증권사가 관리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예탁금 이용료 형태의 이자로 매수자에게 지급해 왔다. 그동안 결제일 전에 매도대금을 미리 당겨 쓰는 매도대금담보대출은 만기가 1일에서 2일로 짧고 거래소가 결제를 보증해 위험이 낮음에도 연 7.5%에서 10% 고금리가 적용됐다.

이에 이달 2일 미래에셋증권과 20일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중·저금리 대출이 우선 출시되며, 향후 12개 증권사로 확대 시 연간 약 150억원 이자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김희문 한국증권금융 기관금융본부장은 "이달 2개 증권사가 우선 시행하고 12개 증권사는 전산 개발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금리는 합의할 사항이 아니며 미래에셋과 키움은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자율 책정했고, 다른 증권사들도 자율적으로 기존보다 약 25% 낮아지는 수준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지원 방식과 관련해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증권·선물본부장은 "약 90조원 규모 투자자예탁금 신탁금 중 일부를 활용해 증권사에 지원하면 증권사들은 이를 고객 매도대금에 대한 대출 재원으로 쓸 수 있다"며 "예탁금 운용 재원이기 때문에 증권금융이 증권사에 부과하는 금리는 기준금리에 30bp를 더한 수준으로 합리적인 금리를 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본부장은 "증권금융 자체자금과 투자자예탁금은 법적으로 분리돼 운용되고 있어 관련성이 없다"며 "금리 인하 수준은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부분이지만 금리를 낮출 요인이 생겼기 때문에 5%대 수준으로 맞추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의 다른 시스템 개발 및 외환시장 개편과의 정합성에 대해 박 본부장은 "거래소 내부의 한정된 역량과 업무 우선순위를 고려해 관련 부서들과 충분히 협의해 계획을 수립했다"며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이나 내년 1월 가동되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등도 외국인 투자자의 유동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인프라인 만큼 T+1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한 축으로 함께 고려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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