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조합서 부적정 49건 적발⋯12월 표준협약서 마련

서울시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서 시공이나 자금조달 책임은 지지 않은 채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건설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부 건설업자가 조합과 공동시행 계약을 맺고도 실질적인 사업 위험은 부담하지 않는 등 불합리한 계약 구조가 확인되면서다.
2일 서울시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공동시행 계약 45건을 분석하고 2개 조합을 점검한 결과, 불투명한 사업자 선정 절차와 과도한 수수료,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계약 구조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공동시행은 자금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건설업자가 사업 초기부터 지원하도록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일부 건설업자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와 유사한 업무만 수행하면서도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사례가 나타났다.
서울시가 10월 기준 공동시행에 참여 중인 건설업자 3곳의 45개 구역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모든 계약에서 총매출액의 2.0~2.8%를 수수료로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총매출액 산정 기준이나 예상 수수료 총액을 명시한 계약은 한 건도 없었다.
이는 통상적인 분양수입을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비업체 용역비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45건 중 35건은 분양수입이 발생하기 전인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수수료의 60~70%를 지급하도록 했다. 착공 시점까지 지급하는 수수료 비율은 최대 80%에 달했다.
반면 공동시행자의 핵심 역할인 자금조달 업무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곳이 대다수였다. 시공자 역시 조합이 별도로 선정해야 하는 구조였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정비업체는 경쟁입찰과 총회 의결 등을 거쳐 선정하지만, 공동시행 건설업자는 조합원 과반수 동의만으로 선정할 수 있어 경쟁과 검증 절차를 우회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 실태점검에서도 부적정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공동시행 중인 2개 조합을 점검해 총 49건의 부적정 사항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수사 의뢰 9건, 시정 명령 21건, 행정지도 19건을 처분했다.
주요 적발 사항은 공동시행자 선정 시 입찰공고와 총회 평가배점표 불일치, 동의서 내 건설업자 자격·역할·수수료 미기재, 총회 의결 없는 용역계약 체결 및 초과 지급, 수수료 과다 선지급 등이다.
서울시는 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국토교통부에 관련 법 개정을 건의했다.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할 경우 시공자의 책임을 명문화하고, 공동시행자 선정과 협약 체결에 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 개정에 앞서 12월에는 공동시행자 선정기준과 표준동의서, 표준협약서를 마련해 배포할 계획이다. 선정 절차와 업무 범위, 수수료 산정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조합원이 계약 조건과 예상 비용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서울시와 자치구,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 기획점검을 통해 공동시행자 선정 절차와 계약 내용, 자금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되면 시정 명령과 수사 의뢰 등 엄정한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공동시행은 조합이 전문성을 보완 받으려고 택하는 제도인데, 조합원이 큰 수수료 부담을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법 개정 전이라도 조합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울시 표준협약서 적용, 건설업자별 추가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